2020년 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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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신앙살이] (521) ‘매일미사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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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부님께서 제게 들려주신 그분의 진솔한 어린 시절 이야기 하나 소개할게요. 그 신부님께선 초등학교 5학년 무렵 때에 당시 본당 수녀님께서는 주일학교 어린이들에게 귀가 솔깃한 제안을 하셨답니다.

“얘들아. 수녀님이 너희들에게 주고 싶은 귀한 선물이 하나가 있는데…. 음, 그건 멋진 탁상용 십자가란다. 마음 같아서는 너희들 모두에게 다 하나씩 주고 싶은데, 어쩌지! 가진 게 하나뿐이라서. 그래서 너희들과 약속할게. 앞으로 석 달 동안, 매일미사를 나오는 친구에게 이 십자가를 선물로 줄게. 우리 매일 미사 드리기 대회 한 번 해 볼까?”

‘매일미사 대회’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신부님께선 미소를 지었답니다. 왜냐하면 살던 집이 본당 근처에 있었기에 미사 나오기가 수월했고, 특히 자신의 어머니께서 매일미사를 참례했기에 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신부님은 ‘매일미사 대회’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처음 한 주 동안에는 본당의 주일학교 친구들이 모두가 다 도전을 했지만…. 새벽 미사 참례는 만만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명씩 또 한 명씩, 이렇게 새벽 미사에 빠지는 친구들로 인해 탈락자들이 생겼고, 점차 도전자의 숫자도 줄어들었답니다. 또 그렇게 한 달, 두 달…. 이제 거의 석 달째로 접어들었고, 이제 도전자는 몇 사람 밖에 남지 않았답니다.

사실 그 수녀님의 ‘매일미사 대회’ 제안은 친구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미사 참례에 대한 열성에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답니다. 그래서 탈락했던 친구들도 가끔은 평일 날 누가 계속 도전 중인지를 보려고 미사에 참례했고, 그러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미사에 대한 열기가 형성됐답니다. 또한 수녀님은 매일 미사에 오는 친구들을 확인하려고 주일학교 교실에 도전자 이름을 붙여 놓았고, 미사에 참례한 친구들에게는 미사 후 예쁜 스티커를 나눠줘 스스로 붙이게끔 했답니다. 그렇게 석 달 정도가 지나니, 출석부에 예쁜 스티커로 칸이 메워지는 것이 설레기까지 했답니다.

그 신부님께선 자신이 이제 곧 1등을 할 것이라고 확인을 할 때, 깜짝 놀랄 일이 발생했답니다. 그건 바로 자신의 2살 아래, 초등학교 3학년인 동생이 똑같이 ‘매일미사 대회에 도전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날짜도 석 달이 거의 다 되어 가고 있었고. 그러던 어느 날 새벽! 그날도 신부님은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미사에 가려고 일어났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밖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왔더랍니다. 그렇게 빗소리를 들으며 눈을 비비며 일어나려는데 어머니가 자신의 동생도 깨우려고 했답니다. 그 순간 신부님께선 어머니에게,

“엄마. 비가 너무 온다. 동생 깨우지 마라. 이 비 맞으면 감기 걸린다.”

어머님은 동생을 아끼는 형의 마음을 보고 기특하다며, 동생의 이불을 잘 챙겨주시더니 밖으로 나가셨답니다. 바로 그 비 덕분(?)에 다른 경쟁자 친구들도 미사에 빠지게 됐고, 마침내 ‘짠짠짠 ? 1등’을 했답니다. 그렇게 석 달 동안 매일 미사를 참례한 후, 어린이 미사 때 본당 보좌 신부님께선 시상을 하면서 정말 귀한 탁상용 십자가를 선물로 받았답니다.

어린 시절, 미사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그 신부님은 비록 동생에게 반칙(?)을 했지만, 매일 미사를 드리러 나오는 동안 ‘뭔지 모르는 것’이 마음 안으로 들어오더랍니다. 그래서 ‘매일미사 대회’ 이후에도 꾸준히 미사 참례를 했고, 청소년기를 거치면서도 자주 미사 드리는 습관을 갖게 되었답니다. 그러다 한 평생 매일미사 드리는 인생을 살고 있다며, 푸념 아닌 푸념을 했습니다. 그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뭔지 모르는 것’이 뭔지 이제야 쬐끔은 알 것 같았습니다. 그건 바로 ‘하.느.님. 사.랑!’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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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2-0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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