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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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아는 만큼 보인다] 61. 하늘에 오르신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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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농사를 짓는 한 농부가 그해에는 워낙 농사가 잘 되어 먹음직스러운 사과들이 많이 열렸습니다. 그는 용기를 내어 자신의 사과를 임금님께 드리려고 궁궐로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문지기는 의복도 입지 않고 온 농부를 들여보내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가장 좋은 옷을 골라 입고 왔지만, 궁궐을 출입하는 귀족들의 옷에는 비길 바가 못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실망하며 돌아서는데 마침 밖에서 궁궐로 돌아오던 왕비가 이것을 목격합니다. 왕비는 마차에서 내려 농부에게 자초지종을 들었습니다. 왕비는 잠시 기다리라고 하며 그에게서 사과를 받아 궁궐로 들어갔습니다.

궁궐로 들어간 왕비는 가장 좋은 옷을 입고 금쟁반에 사과를 담아 임금 앞에서 직접 깎아 주었습니다. 임금은 사랑스러운 왕비가 깎아주는 사과를 맛보고 매우 흐뭇해하였습니다.

왕비는 그제야 그 사과는 밖에서 기다리는 한 가난한 농부가 임금을 위해 가져온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임금은 당장 그 농부를 불러들이라고 하여 그에게 좋은 의복과 상을 주며 언제라도 수확한 것을 자신에게 직접 가져와도 된다고 허락하였습니다.

임금님께 합당한 왕비의 중개가 아니었다면 농부는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힘으로는 임금과의 개인적 친분을 쌓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중개가 아니라면 어떠한 인간도 자신의 능력으로는 아버지께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중개의 직무를 ‘사제직’이라고 하는데 그리스도의 승천은 이 사제직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승천의 가장 근본적인 의미는 물론 하느님의 본성이 어떻게 인간의 본성을 구원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승천은 하느님께서 인성을 취하시는 “강생과 밀접하게 연관”(661항)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육신은 비록 죽으면 땅에 묻혀야 하지만, 그리스도의 육신은 “부활의 순간부터 영광스럽게 되어” “구름과 하늘로 상징되는 하느님의 영광 안으로”(659항) 들어갔습니다.

승천은 이렇듯 ‘인성’만을 지니고 태어난 인간이 “자신의 자연적 능력만으로는 ‘아버지의 집’에, 하느님의 생명과 지복에 다다를 수 없기에” 오직 그리스도의 신성과의 결합만으로 구원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표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만이 인간의 인성을 구원하실 유일한 길이시고 “당신 지체인 우리도 희망을 안고 뒤따르게”(661항)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는 또한 그리스도께서 당신 수난의 상처를 영광스럽게 되신 몸에 지니고 계셨듯, 십자가에 못 박힌 인성만이 구원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교리서는 “십자가 위에 높이 들림은 승천으로 하늘에 높이 오름을 의미하고 예고한다”라고 말하고, “십자가는 승천의 시작이다”(662항)라고도 합니다. 육체의 본성이 신성과 온전히 결합하려면 필연적으로 십자가의 길을 거쳐야 합니다.

인성이 구원받기 위해 십자가의 죽음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그 피가 사제직과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모세의 성막과 솔로몬 성전에서는 사제들이 반드시 자신이 바친 제물의 피를 들고 성소까지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는 “당신의 피를 가지고”(히브 9,12) 하늘의 성소에 들어가(히브 9,24 참조) 우리 죄를 위하여 빌어주고 계십니다.(히브 7,25 참조)

그리스도는 하늘 성소에서 당신 피의 봉헌하셔서 “언제나 우리에게 성령이 내리실 것을 보장하시는 중개자로 끊임없이 우리를 위하여 전구 하십니다.”(667항) 대사제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피로써 우리의 양심을 깨끗하게 하여 죽음의 행실에서 벗어나게 해 줍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피는 “새 계약”(히브 9,15)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피로써 죄의 용서와 하느님과의 계약이 맺어지는데 그리스도는 당신 피의 값으로 받은 성령을 통하여 우리 죄가 용서받게 하시고 우리가 하느님과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하느님 앞으로 나아가려면 왕과 농부를 중개하는 왕비와 같은 사제직을 먼저 배워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승천은 우리가 모두 어떻게 하느님 성소에 들어가 영광에 이르게 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길이요 모범입니다. 십자가 희생을 통해 흘린 자신의 피를 가지지 않고서는 누구도 그리스도의 영광에 동참할 수 없습니다. 사제직을 수행할 제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동참할 때 하늘로의 승천이 시작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전삼용 신부 (수원교구 영성관 관장·수원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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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3-1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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