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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부사관학교 성요셉본당 군종병 김태민 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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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의 황금어장.’ 군대를 흔히 지칭하는 말이다. 우리나라 20대 초중반 남성 영세자의 90% 가까이가 군대에 입대해 신병교육대 등에서 예비신자 교리를 거쳐 신자가 되고 있다고 해서 선교의 황금어장이란 말이 생겨났다.

그러나 군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선교의 황금어장이다. 입대 전에도 천주교 신자였지만 냉담하거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가 군대에 와서야 비로소 신앙의 참 의미를 발견하고 뜨거운 신앙인으로 거듭나는 청년들이 있다는 의미다.

군종교구 전북 익산 육군 부사관학교 성요셉본당(주임 김영송 신부)에서 군종병으로 복무 중인 김태민(그레고리오·20) 상병도 군 입대 후 신앙인이라는 신원의식을 회복하고 군종병까지 돼 동료 병사들과 부사관 후보생들에게 부지런히 복음을 전하고 있는 사례다.


■ 신병교육대에서 군종병 존재 알고 신앙에 눈 떠

김태민 상병은 1999년 유아세례를 받았다. 집안 대대로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났고 조부모님과 부모님 모두 열심한 신자다 보니 가족들을 따라 대구 수성본당 주일미사에 가는 것을 당연시했을 뿐 자신이 왜 성당에 다니는지 고민도 없었다. 주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싫어 오전 9시 미사에 안 가겠다고 고집을 부린 적도 자주 있었다. 확신 없는 신앙이었다.

지난해 6월 5일 충북 증평 육군 제37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 입대하는 것을 계기로 김 상병에게 극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신교대 성당에 처음 가서 보니 미사 시간에 사제를 돕는 병사가 있었고 ‘군종병’이란 보직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신자 병사가 미사를 준비하고 미사 진행을 돕는 모습은 잠자고 있던 김 상병의 신앙을 일으켜 세웠다. ‘나는 신앙인으로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하는 자책감도 들었다.


■ 뜻하지 않게 군종병이 되고

김 상병은 37사단 신교대에서 운전병으로 뽑혔다. 자신의 의사는 아니었다. 운전교육을 받고 지난해 8월 16일 육군 부사관학교에 자대배치를 받았다. 자대에 배치되고 처음 맞이하는 주일에 “성당 갈 인원들 모이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성요셉본당에 찾아갔다. 자연스럽게 신자 병사들 모임인 ‘대건회’와 친교를 나누게 됐다. 그 무렵 묘하게 선임 군종병이 전역을 앞두고 있어 대건회 회원 중 후임 군종병을 뽑아야 했다.

당시 본당 주임이던 이동명 신부(안동교구)가 김 상병을 눈여겨보고 “군종병 해 보지 않겠냐”고 권유했다. 김 상병도 “저도 군종병 하고 싶습니다”라고 선뜻 답변했다. 김 상병 소속 부대 수송반장과 본부근무대장도 김 상병이 군종병으로 활동하도록 허락했다. 김 상병은 “부대에서 병사 한 명 빠지는 것이 쉽지 않은데 군종병 활동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당초에는 3개월 파견 형태로 군종병 업무를 시작했다가 정식 군종병 특기를 부여받고 현재는 전임으로 일한다. 김 상병은 “제가 군종병이 되기까지 과정에 인간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성령의 인도하심이 있었다고 믿는다”며 “청했더니 정말 저에게 주셨고, 찾았더니 정말 얻을 수 있었고, 문을 두드렸더니 열렸다”고 고백했다. 군종병이 되려면 입대 전 면접과 교육을 거쳐야 하는데도 군 입대 후에야 군종병의 존재를 알게 된 김 상병이 군종신부의 권유, 부대 지휘관의 허락 등이 모두 제때 들어맞아 군종병이 됐으니 성령의 인도라고 표현할 법하다.


■ 한 주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 군종병 업무

군본당 군종병은 민간본당의 사무장과 관리장을 합쳐 놓은 보직이다. 잘 모르는 동료 병사들은 군종병이 성당에 가서 편하게 시간 보내면서 노는 줄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본당과 공소 두 군데(논산 육군 항공학교 창공대공소, 익산 7공수특전여단 천마공소) 미사를 봉헌하는 토요일과 주일이 가장 바쁘다. 미사 반주도 맡는다. 주말은 없다고 봐야 한다. 대신 월요일 하루를 쉰다. 화요일에는 성전 정리와 주일 봉헌금 은행 입금, 본당 사무실 양업 업무 처리, 수요일에는 저녁 미사 준비, 목요일에는 한 주일 동안 쌓인 쓰레기 분리수거, 금요일에는 본당과 공소 미사 준비로 바쁘게 돌아간다. 주일 교중미사가 끝나면 대건회 병사들과 직접 음식을 만들어 친교의 시간을 갖는다.

김 상병은 “입대 전에는 성당에 왜 가는지도 몰랐고 미사와 교리 시간이 지루하게만 느껴졌지만 군종병이 되고 보니 미사 전례 하나하나에 담겨진 의미를 알게 됐다”며 “미사가 은총으로 다가와 주일이 기다려진다”고 밝혔다. 그래서 성당을 찾는 병사와 부사관 후보생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게만 느껴진다. 내가 찾은 신앙을 그들도 알고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는 여군 부사관 후보생이 일과가 끝난 저녁 시간에 성체조배를 하고 싶다고 성당 문을 열어달라고 했습니다. 오랫동안 성체조배 하는 부사관 후보생의 모습을 보고 제가 더 분발하고 열심히 군종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군종병으로서 사명감을 갖겠습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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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9-1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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