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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제52사단 화살성당 조재만 사목회장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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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 육군 제52보병사단 화살성당에서는 9월 29일 주일 오전 아쉬운 이별의 순간이 있었다. 새 성당 신축 이전을 추진하게 되면서 기존 화살성당에서 봉헌하는 마지막 미사였다. 이날 미사에는 화살성당 사목을 담당하는 군종교구 이재혁 신부(국군정보사령부 성가브리엘본당 주임)와 화살성당 사목회장 조재만(루도비코·52) 중령·성모회장 이경순(가타리나·52)씨 부부와 사목회, 성모회 회원, 병사 신자와 봉사자 등이 참례했다. 개신교 신자인 52사단장 정철재 소장도 마지막 미사에 함께해 천주교 신자 장병들과 가족들을 격려했다.

52사단 포병대대 주둔지에 위치하던 화살성당 부지는 조선 중기 영의정을 지낸 이원익(1547~1634) 종가의 땅을 30년 가까이 부대에서 임차해 사용했다. 임차 기간이 만료돼 성당 부지를 이원익 종가에 반환하게 되면서 화살성당에서 드리는 미사는 9월 마지막 주를 끝으로 일시 중단됐다. 새 화살성당은 52사단 영내에 지어질 계획이다. 현재 새 성당 부지 선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화살성당은 사단에 설치된 천주교 종교시설이어서 주임신부가 상주하는 본당으로 운영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부대 여건상 과거에는 수도방위사령부 방패본당 소속 공소 형태로 운영되다 현재는 거리상으로 인접한 성가브리엘본당 소속으로 바뀌었다.

화살성당이 신축 이전에 들어가면서 본래 화살성당에서 신앙생활 하던 52사단 신자들은 10월 첫째 주부터 성가브리엘본당에서 주일미사를 드리고 있다. 화살성당 공동체가 성가브리엘본당으로 이사를 와서 두 공동체가 한 지붕 밑에서 신앙의 동반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화살성당 공동체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교회 행정상으로나 군부대와의 관계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꽤 많았다. 성당 공동체 이전 작업을 앞장서 맡은 것이 조재만 중령과 이경순 성모회장 부부다. 성당 안에 있던 기물들은 주변 수원교구와 군종교구 본당들에 필요에 따라 나눴고 부대 재산으로 등재된 통신기기 등 장비류는 절차를 거쳐 부대에 반납했다. 성물들은 향후 새 화살성당이 세워지면 활용할 목적으로 성가브리엘본당으로 옮겨 보관 중이고 교리서를 포함한 교회 출판물 일부는 군종교구청으로 보낸 것도 있다.

화살성당이 작은 공동체다 보니 사목회와 성모회도 최소한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어 조 중령 부부가 화살성당 공동체 이전에 기여한 공로는 절대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외형적, 물리적 이전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던 신자들이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데도 조 중령 부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재혁 신부는 “소속이 다르던 신자들이 한 본당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이룬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조재만 사목회장님 부부가 공동체의 중심을 잡고 일치를 이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 중령은 2020년 9월 30일 전역할 예정이다. 1990년 육군 소위로 임관했으니 꼭 30년을 군인으로 살았다. 화살성당 공동체 이전 과정에서 보여 준 신앙인의 모범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그의 삶에는 신앙이 진하게 배어 있다.

본래 사제 성소를 느껴 고등학교 3년 동안 신학교 입학을 준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버지가 반대했다. 아버지는 공소 회장을 30년 동안 하신 분이었지만 1남 4녀 중 독자였던 조 중령이 결혼해 후손을 낳기를 원했다. 조 중령은 아버지의 뜻을 거역할 수 없었다. 현재 20대인 아들과 딸 하나씩을 두고 있다.

조 중령은 사제의 꿈을 이루지 못한 대신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천명되고 강조된 평신도 사도직을 직업 군인으로 사는 내내 실천해 왔다. 아내인 이경순 성모회장도 대학생 때 서로 교리교사를 하며 만나 결혼했고, 이 회장은 남편의 평신도 사도직 수행을 도와 군본당에서 20년 동안 교리교사로 봉사했다.

봉사활동의 내용도 다채롭다. 9월 마지막 주 화살성당 미사까지 매 주일마다 핸드드립커피를 내려 미사 참례자 60~80명에게 선물했다. “손수 내린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라도 성당에 나온다”는 장병들도 많았다. 인천 육군 17사단 소성본당에서는 한 달에 한 번 300~400명분 짜장면을 직접 만들기도 했고, 익산 7공수여단 천마성당을 지을 때는 땅 고르고 돌 나르느라 고생했고 공사 인부들에게 국수를 열심히 삶아 주기도 했다. 인천 5공수여단에서는 간부 신자는 조 중령 부부가 유일해서 매주 병사들 간식을 챙겼다. 이 모든 일들이 지금은 추억이 됐다.

조 중령은 “군인으로 살면서 군본당에서 여러 봉사활동을 했지만 저 자신을 위한 자양분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며 “군생활을 계속해야 하는지 기로에 섰던 고뇌의 순간마다 신앙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 신자들을 성당에서 점점 찾아보기 힘든 현실을 언급하며 “인구감소에 따라 미래 한국교회가 직면하게 될 신자 감소 문제도 군생활 중인 병사 신자들의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해결책이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어, 군종교구와 민간교구가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제안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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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1-0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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