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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육종암 앓던 페루 소녀 하이디 1년간 치료 끝내고 고국으로…

페루 선교 최종환 신부가 페이스북 통해 사연 알려… 서울성모병원 등 각계 사랑 나눔으로 골육종암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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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골육종암을 치료받고 페루로 돌아가는 하이디 로리아니양과 아버지 윌톤 메나씨. 이지혜 기자
 
   "페루에 있는 엄마와 동생, 친구들과 떨어져 지내는 게 힘들었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했어요."

 지난해 6월 말부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골육종 악성종양을 치료 받은 페루 소녀 하이디 로리아니(Jaidy Loriany, 13)양 입가에 수줍은 미소가 번졌다.

 1년 전 최종환(의정부교구, 페루 선교) 신부, 아버지와 함께 처음 한국땅을 밟은 하이디는 낯설고 다소 두려운 기색이 역력했다. 가족이 그리워 울기도 많이 울었다. 수술 후 여러 차례 항암치료를 견뎌낸 하이디는 한결 편해지고 여유로워졌다. 하이디는 치료받는 동안 수많은 한국인에게 수혈을 받았고 오른쪽 어깨에는 한국인의 뼈가 이식돼 있다.

 "저처럼 암으로 힘들어 하는 환자들을 돕기 위해 의학을 공부하고 싶어요.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한국에 다시 돌아오고 싶어요."

 하이디가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데는 페이스북의 공로가 컸다. 페루에서 사목하고 있는 최종환 신부가 "우리 본당의 신심 깊은 예쁜 아이가 악성 종양으로 팔을 잘라야 한다"는 내용의 안타까운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그와 친구를 맺고 있는 동창ㆍ후배 신부 등을 통해 서울성모병원 관계자에게까지 사연이 전해진 것이다.

 최 신부의 애타는 걱정은 페친(페이스북 친구)들 마음에 울림을 남겼고, 그 울림은 릴레이처럼 이어졌다. 하이디는 페이스북에 등장한 후 열흘 만에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항공료와 체류비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수술 및 의료비 전액은 서울성모병원이 부담했다.

 하이디를 입원시키고 다시 사목 현장으로 돌아간 최 신부는 지난해 9월 카카오톡을 통해 수술 과정을 생중계처럼 전해 들었다.

 하이디는 1년 동안 많은 한국인을 만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하이디가 페루에 있을 당시 사목실습을 나왔던 신학생들도 병실을 찾았고, 한국에 있는 페루 수녀를 비롯해 최 신부의 페친들도 간식거리를 들고 병문안을 왔다. 스페인어가 유창한 서울성모병원 자원봉사자의 중학생 딸도 하이디와 놀아줬다. 하이메 포마레다 주한 페루대사도 방문해 하이디를 격려했다.

 하이디는 "좋은 친구들을 남겨둔 채 페루로 돌아가는 게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어분(魚粉) 생산공장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1년간 일손을 놓고 한국에서 하이디를 간호했다. 아버지 윌톤 메나(37)씨는 "내 딸 하이디가 건강을 찾을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최근 페이스북에 "페루 시골소녀 하이디가 (한국인의 어깨 뼈 이식으로) 10 한국 사람이 됐다"면서 "이제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게 됐다"고 썼다. 이어 "한국에서의 병상생활은 하이디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자 구원의 시간, 새 삶의 시간이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퇴원 후 서울성모병원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고 있는 하이디는 아빠와 함께 12일 고향으로 돌아간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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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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