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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민들레 희망지원센터'' 노숙인들 양로시설서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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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로시설 봉사활동에 나선 한 노숙인이 몸이 불편한 할머니 식사를 돕고 있다.
 

   "안테나 케이블을 손봤으니까 텔레비전도 잘 나올 거예요."
 초겨울 찬바람이 불던 11월 26일, 인천시 서구 석남동에 자리 잡은 `사랑의 집`(원장 이선희) 양로시설. 12명의 무의탁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이곳에서 청소와 보수작업이 한창이다.
 인천교구 `민들레 희망지원센터`(센터장 서영남)를 이용하는 노숙인 5명이 이날 봉사활동에 나섰다. 평소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받던 `수혜자`가 다른 이를 돕는 `봉사자`로 거듭난 것이다.
 이들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집안 곳곳을 청소하고, 문짝이 덜컹거리는 싱크대 등 고장나거나 파손된 것을 수리하느라 땀을 흘렸다.
 비록 노숙을 할지언정 아침마다 공중화장실에서 머리 감고 면도를 하고 다닐 정도로 `한 깔끔` 하는 강모(41)씨는 욕실청소를 맡아 광이 날 정도로 닦았고, 정모(45)씨는 한 때 식당 주방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식사 준비에 손을 보탰다. 왼쪽 팔에 의수를 단 임모(46)씨도 오른쪽 팔로 대걸레를 밀며 청소를 도왔고, 한편에서는 `황소바람`이 들어오는 창문 틈을 테이프로 막거나 몸이 불편한 할머니들의 식사를 거들었다.
 `사랑의 집` 이선희(골룸바) 원장도 "여자들끼리 사는 집이라 구석구석 남자 손이 필요한 곳이 많았는데 덕분에 집안이 금세 환해졌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민들레 희망지원센터는 노숙인들의 심리ㆍ정서적 안정과 구직활동을 돕고 자활의 희망을 심어주고자 지난 7월 문을 열었다. 센터 관리 및 상담을 맡고 있는 정현락(프란치스코 전교봉사수도회) 수사는 이곳을 자주 찾는 노숙인들에게 조심스럽게 봉사활동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많은 상처를 안고 있는 노숙인들이 자존감을 조금이나마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자립의지를 키우기 위함이었다.
 비록 짧지만 하루 동안 봉사활동을 체험한 노숙인들은 뜻밖에 높은 호응을 보였고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자주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보다 형편이 어려운 시설을 찾아가자는 의견도 나왔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는 강모씨는 "이왕이면 각자 전문 기술과 특기를 살릴 수 있는 봉사활동이면 더 좋겠다"는 의견을 말했다.
 정 수사는 "뜻하지 않게 인생의 바닥을 경험한 노숙인들 중에는 누군가 조금만 손을 잡아 끌어주면 스스로 바닥에서 탈출해 새로운 삶을 살려는 이들도 적지 않다"며 "일단 새 사람이 되고 나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나눔 바이러스`를 전파한다"고 말했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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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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