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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평화, 직장의 평화가 전부지요"

서울 지하철 3호선 지축역 차량기지 정비사 박정익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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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익씨가 지하철 차바퀴를 점검하고 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높은 지붕, 넓디 넓은 차량기지 안에 지하철들이 장난감처럼 나란히 줄지어 있다.

 13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지축역 차량기지.

 이곳은 3ㆍ4호선 지하철 총 1120량을 수리하고 점검하는 곳이다.

 연이은 한파에 수도관이 터지고 난방조차 거의 되지 않는 기지에서 입김을 호호 불어가면서도 작업에 여념이 없는 박정익(세례자 요한, 47, 서울 역촌동본당)씨는 이곳에서 오래 사용해 마모된 지하철 차바퀴를 점검하고 새 것으로 바꾸는 일을 한다.

 "제동방식이나 속도 제어방식에 따라 마모 정도가 다른데 새로 들어온 차종은 마모가 덜 되는 편이에요."

 2~3년마다 점검을 하는 지하철 차바퀴는 보통 짧게는 6년에서 길게는 12년에 한 번씩 교체를 해야 한다.

 "지저분하고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로 기지에 들어왔던 차량이 이곳을 거쳐 다시 새롭게 태어나 별탈없이 다시 운행을 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있어요."

 박씨는 엔진과 차바퀴 사이의 동력을 전달하는 기어를 정비하는 일을 하다 4개월 전부터 차바퀴 점검 일을 하고 있다.

 출퇴근길, 우연히 자신의 손을 거쳐 나간 차량을 탈 때면 가만히 귀를 기울여 차량 운행 소리로 문제가 없는지 판단하곤 한다는 그는 "역에서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을 볼 때면 우리들 고생은 고생도 아니다"며 웃었다.

 게을러서 직장 레지오 마리애 주회에 나가지 않은 지 오래됐다지만, 본당에서 사회사목분과장으로 봉사하는 그에게 새해소망을 물었다.

 "특별한 거 있나요? 가정의 평화, 직장의 평화가 다 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사춘기인 중3 아들과 자꾸만 다퉈 걱정이라는 한 집안의 평범한 가장이다.

 부지런하고 대인관계가 좋아 노동조합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그는 워낙 꼼꼼한 성격이라 잔소리가 많다보니 별명이 `시어머니`다. 그는 폭설로 지하철에 대한 불평불만이 많았던 것에 대해 "무조건 참아 달라고는 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많이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오늘도 한 사람의 승객으로서 지하철을 타고 퇴근을 한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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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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