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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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에서 온 편지] 짐바브웨(상) 박치영 수녀(메리놀수녀회)

나무 그늘이 교실 되고 콘크리트 벤치가 책상 되는 ''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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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튼에는 길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이 많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오후에는 그냥 할 일 없이 지낸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노튼청소년센터를 열었다.
 


 
▲ 노튼청소년센터는 건물이 없다.
나무 그늘을 교실로 삼아 수업을 한다.
 
 

 
▲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는 필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살고 있는 박치영 수녀입니다. 아프리카 스타일로 환영인사 한 번 해볼까요?

 "우야! 티탐비레이! 우~우~우~"

 먼저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메리놀수녀회에 입회한 지 올해로 19년째 됩니다. 1999년 아프리카 남부의 아름다운 나라 짐바브웨로 파견됐습니다. 짐바브웨는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다가 1980년 독립한 사회주의 국가입니다.

 언어는 영어와 짐바브웨어인 `쇼나어`를 같이 씁니다. 저는 선생님들과 농담을 할 때 쇼나어와 영어를 합해서 씁니다. 우리가 쓰는 말을 `숑글리쉬`라고 합니다. 미국영어에 익숙했던 저는 처음에는 영국영어가 귀에 안 들어왔습니다. 꼭 아프리카 말 같습니다. 이제는 저도 아프리카식 영어를 씁니다. 짐바브웨는 쇼나어로 `돌의 집`이라는 뜻입니다. 돌이 많은, 무척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짐바브웨는 1980년 독립을 이끌었던 무가베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하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멋진 나라이지만 부패한 정치, 극심한 인플레이션, 서방의 경제 제재, 불안한 치안 등 어두운 그늘도 많습니다.

 아이 20명과 선생님 3명으로 시작

 1999년 짐바브웨에 도착해 수도 하라레에서 거리의 빈민 어린이들과 4년을 살았습니다. 2003년,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노튼으로 이동해 무료교육시설 `노튼청소년센터`를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노튼은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 5만여 명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워낙 가난한 지역이다 보니 주민 대부분이 그날 번 돈으로 그날 삶을 해결하며 살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없는 동네라 저는 어디를 가도 눈에 띕니다. 하지만 15년 넘게 살다 보니 마을 주민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부모들은 자식들을 걱정하고, 젊은이들은 미래를 걱정하고, 학생들은 공부를 걱정합니다. 외모는 달라도 우리는 똑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2003년 청소년센터를 설립했습니다. 노튼에는 길거리에 떠도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부모가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 후 친척집에 얹혀살면서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학교에 다니더라도 오후에 할 일이 없어서 그냥 노는 아이들이 허다합니다.

 이런 어린이들을 위해 센터를 열었습니다. 처음에는 초등학교 운동장을 빌려서 나무 밑에 의자를 놓고 칠판을 놓고 수업을 했습니다. 전통 무용, 연극, 미술과 같은 예체능 수업부터 어린이 소양교육, 에이즈예방교육, 전인교육, 건강교육, 상담 등 아이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가르쳤습니다.

 아이 20명과 선생님 3명으로 시작한 작은 학교였지만 이제는 어린이 1000명과 선생님 24명이 함께하는 큰 센터로 발전했습니다. 저와 선생님들은 큰 언니, 큰 오빠, 큰 형, 큰 누나처럼 아이들을 돌보면서 더 가까이, 더 친근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노튼청소년센터는 배움터이자 놀이터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시스터 치에자`라고 불립니다.

 아이들을 위해 할 일이 많지만 그 중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교육과 정서 부분입니다. 앞에 언급한 교육과 더불어 짐바브웨 문화와 쇼나어, 영어, 산수, 컴퓨터도 가르칩니다.

 학기 중에는 방과 후 프로그램, 방학 때는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학기 중에는 160~200명, 방학 때는 800~1000명의 아이들이 센터를 찾습니다. 방학 특별 프로그램에는 아이들뿐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발표회, 퀴즈쇼, 장기자랑, 운동회도 엽니다.

 방학 특별 수업은 가장 신나는 때입니다. 노튼시뿐 아니라 다른 동네 어린이들도 특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많은 어린이들과 선생님들과 열심히 뛰어다닙니다.

 참교육의 중요성 인식

 10여 년간 수많은 아이들이 청소년센터를 다녀갔습니다. 이제는 하나 둘씩 결실을 거두고 있습니다. 국제공인회계사가 된 학생도 있고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린 학생들도 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며 지역의 든든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가톨릭평화신문  201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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