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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주제로 봉헌한 미사, 하나된 공동체

서울 가양동본당 25주년 맞아 오은환 신부 25개 테마 미사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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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교우·봉성체 환자·복사단과 가족 등 위한 미사로 친교 다져


 
3일 오후 서울대교구 가양동성당에 ‘특별한 신자들이’ 찾아왔다. 냉담교우 16명과 예비신자 2명이었다. 애초 냉담교우 37명, 예비신자 5명 등 42명이 오기로 했지만, 절반 넘게 ‘부도수표’가 됐다. 하지만 길게는 십수 년, 짧게는 1년여 동안 냉담한 신자들과 함께한 참회예식은 아름다웠다.

 

“실은 우리끼리는 ‘1명도 안 오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어요. 1명도 안 오면 우리끼리라도 미사를 하자고 했지요. 냉담교우들에게 문전박대당한 신자들이 하나둘이 아녜요. 정말 쉽지 않았어요. 새 신자를 끌어들이는 게 오히려 쉬웠지요. 우리 본당 냉담교우가 1041명인데, 6개월 준비해서 16명만 돌아왔잖아요. 냉담교우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어요.”

 

본당 설립 25주년을 맞아 연중 25개 테마 미사를 기획한 오은환 주임 신부는 “테마 미사를 봉헌하며 본당 신자들이 ‘익명의 신자들’이 아니라는 것, 또 본당 신자들을 더 속속들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됐고, 본당 공동체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테마 미사는 다양했다. ‘행추위 25’, 곧 25주년 행사추진위원회와 함께 기획한 미사는 지난 1월 사목위원과 본당 사도직 단체장을 위한 미사를 시작으로 본당의 다양한 구성원들을 포용하는 특별 지향 미사였다. 복사단과 그 가족, 봉성체(거동 불편) 환자, 어르신들, 부부들, 구역장과 반장, 부모와 자녀, 청소년 자모들, 남성 교우, 대부모ㆍ대자녀, 주일학교 교사, 환자와 그 가족, 25ㆍ50ㆍ75ㆍ100세 교우, 본당 설립 당시 교우, 전례단원, 수능 수험생 등이 망라됐다. 한결같이 ‘본당공동체 안으로’ 좁혀 25주년의 기쁨을 만끽하게 했다.

 

오 신부는 이런 테마 미사를 통해 ‘기쁘고 행복한 공동체’를 체험했다고 전했다.

 

“미사도 기쁠 수 있다는 것, 미사도 개념에 맞추면 웃을 수도 있고 춤을 출 수도 있다는 걸 알았어요. 공동체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어요. 다들 얼마나 기뻐하는지 몰라요. 미사가 끝나면 꼭 식사를 같이하며 ‘식탁 공동체’를 만들어봤는데, 본당 자매들의 식사 부담을 덜어주려고 외부에 뷔페를 맞췄어요. 그러니까 모두가 부담 없는 미사가 됐어요.”

 

테마 미사를 기획하게 된 건 올해 교구 사목 지표가 ‘미사로 하나 되는 신앙’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오 신부는 본당 사목지표도 ‘미사로 하나 되는 가양동성당’으로 정하고, 영육이 건강하고 기쁘고 행복한 본당공동체를 만들어 나갔다.

 

테마 미사 중 가장 기억에 남은 미사는 봉성체 환자들을 위한 미사였다. “3인 1조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모셔와 미사를 봉헌했더니, ‘죽기 전에 성당에 와서 미사를 할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고 말씀하시며 울음바다가 됐다”고 한다. “지난 5월 28일 봉헌한 부모와 자녀들을 위한 미사도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새롭게 알게 된 따뜻한 미사였다”고 한다.

 

이처럼 25주년을 미사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신에 25주년 기념행사는 될 수 있으면 지양하기로 했다. 25주년 감사 미사는 오는 9월 25일 서서울지역 교구장 대리 정순택 주교 주례로 봉헌하되 25주년사 책자는 내지 않고 25년 발자취를 담은 사진만 USB 메모리나 CD에 담아 나눠주기로 했다. 또한, “올해 송년미사는 저녁때 하지 말고 눈물 흘리며 자정을 넘겨보자는 뜻으로 밤 11시에 하기로 했다”며 오 신부는 환하게 웃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 “테마 미사를 통해 본당 신자들이 ‘익명의 신자들’이 아니라는 것, 또 본당 신자들을 더 속속들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하는 오은환 신부.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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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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