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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칼럼] (45) 고령화 사회와 사제 부족, 근시안적 이기심의 결과 / 윌리엄 그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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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일본에서는 9월 중순에 ‘경로의 날’을 지내고, 이에 맞추어 일본 정부는 일본 사회의 고령화에 관한 통계를 발표한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 중 하나다. 역사가 가장 오래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고령 인구가 가장 많다는 뜻이다. 가장 최근인 2018년 통계에 따르면 100세 이상 인구가 7만 1000명으로 기록을 갱신했고, 65세 이상이 3500만 8800명으로 인구의 28.4퍼센트를 차지한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30퍼센트, 그 15년 뒤에는 35.3퍼센트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줄어드는 젊은 세대는 초고령 사회의 비용을 지불하느라 힘겨워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머잖아 노인을 공경할 이들이 심각하게 부족해져서 ‘경로의 날’은 ‘노인 상호 존중의 날’로 이름을 바꾸어야 할지도 모른다.

이는 과거 일본이 이민 포용 정책을 통해 출산 부족 현상을 메우기를 거부한 것의 필연적이고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출산율 감소를 겪고 있는 다른 나라들도 똑같은 어리석음을 되풀이하고 있다. 인디언 원주민을 제외하고는 온전히 이민들과 그 후손들로 이루어진 나라인 미국마저도 그렇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일본은 정년 연장을 하나의 대응책으로 삼아 왔다. 그러나 이는 노인들이 젊은 사람들만큼 힘든 일을 오래 할 수 없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가장 중요하고 가장 변함없는 통계인 사망률, 곧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그러니 정년 연장은 실제로는 인구 통계가 낳은 문제들에 대한 대처가 되지 않는다. 외국인 노동자 도입 같은 부차적 조치들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들을 일본에 편입시키기 위한 전망은 없을뿐더러 수적으로도 노동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무대책의 필연적 결과를 어떻게든 늦추어보려는 이런 시도들은 비단 일본의 문제만은 아니다. 가톨릭교회가 성직자 부족의 위기를 겪으리라는 것은 이미 반세기 전에 명백했다. 그러나 전체 하느님 백성을 위해 사제직을 재편하는 계획을 세우는 대신, 우리는 성소를 위한 기도를 하라는 권고만 들어왔다. 그 기도에 대한 응답은 분명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다. 일본 정부의 대응을 은연중 따라가는 것인지, 일부 주교들은 사제 은퇴시기를 점점 늦추는 것으로 성직자 부족에 대처하려고 애쓰고 있다.

아주 오래 전, 내가 신학생일 때 일이다. 여러 신부님들이 방에 모여서 신학과 사목 문제들을 논의하는 것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한 사람은 다른 이들과는 정반대되는 의견들을 주장하고 있었다.

열띤 토론 중에 80대 후반의 한 노사제가 방에 들어오자 그가 신부님께 청했다. “신부님, 경험에서 나온 말씀을 좀 들려주십시오.”

신부님은 조용히 내 의자 뒤로 오시더니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말씀하셨다. “경험의 말을 듣고 싶다면 이 학생에게 물어보십시오. 오늘을 경험하고 있는 것은 이 사람이니까요.”

우리는 통상 지혜가 연륜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신부님은 나이가 세상을 더 잘 알게 해 주지는 않았다는 것을 깨달을 만큼 지혜로우셨다. 미국의 평론가 H.L. 멘켄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이가 지혜를 가져다준다는 익숙한 가르침을 점점 불신하게 된다”고 했다. 일본의 65세 이상 거주민 28.4퍼센트 가운데 하나인 나도 이 말에 공감한다.

인간이 빚어낸 기후변화의 결과들을 개선하기 위해(예방하기엔 너무 늦었으므로) 적절히 조치하지 않은 어른들 때문에 전 세계 젊은이들은 그들에게 닥칠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그 젊은이들의 상징으로서 미래를 위한 대변인이 된 스웨덴의 10대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기성세대가 탁상공론하고 큰소리나 칠 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꾸짖는다. 그런데도 여전히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들도 있다. 그러는 동안 그레타 세대와 그 후손들의 미래는 점점 더 암울해지고 있다.

사실, 인구 위기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한 일본의 경우나 문제 대처 능력에서 지도력 부재를 보여준 가톨릭교회의 운영을 보면, 하느님께서 주신 지구를 보호할 의미 있는 활동이 있을까 확신하기 어려워진다. 타성에 젖어 있는 편이 쉬워 보인다.

그러니 안타깝게도, 고령화된 일본과 성찬례에 다가가기 어려워진 교회는 빈곤과 질병과 기아가 심각해지고 멸종 동물들과 자연 재해들이 증가한 세계를 앞당겨 보여주는 전조현상이다. 이기심과 소극적 태도는 근시안적 삶의 방식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결과들을 미리 막으려고 적극 나서기보다, 문제들을 그저 내일로 미루는 쉬운 길을 택한다.

한 세대의 어리석은 이기심 때문에 후손들이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분명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가 전 지구적이기에 이것은 최악의 사례가 될 것이다.


윌리엄 그림 신부(메리놀 외방전교회)
※윌리엄 그림 신부는 메리놀 외방전교회 사제로서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 주교회의가 발행하는 주간 가톨릭신문 편집주간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아시아가톨릭뉴스(UCAN) 발행인으로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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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0-1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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