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4기 판정을 받은 김지영(가명·플로라·51·대구대교구 포항 장성본당)씨는 집중치료를 시작할 때마다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가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치료실 앞에서 김씨와 인사를 나눈 남편 권씨(가명·57)는 “아내가 격리실이나 중환자실로 들어가면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며 “그런데 아내마저 ‘이제 다시 못 살아나올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말했다.
다시는 절망적 상황을 생각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권씨는 그만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점점 더 쇠약해지는 아내 앞에서 절대 약한 모습 보이지 않는 권씨이지만, 이별만큼은 감당할 수 없다. 무엇보다 2남3녀 자녀들에게 엄마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해선 안 된다.
김씨는 지방병원에서 심장과 대동맥 사이에 폐암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서울의 큰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암세포가 웬만해선 손대기 어려운 위치인 데다 이미 상당 부분 전이가 됐기 때문에 실력과 규모가 갖춰진 병원이 아니고서는 치료받기 힘든 상황이었다. 김씨는 수술에서 심장과 대동맥 사이 암과 흉막 쪽 10개의 암 조직을 제거했다. 왼쪽 폐를 1/3 잘라내고 암세포가 전이된 갈비뼈 1대도 제거했다. 흉막에 붙은 작은 암 조직 3개는 제거하지 못했다.
권씨는 “3개월 뒤에 암이 재발했다”며 “치료에 적합한 약이 없어서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비싸고 독한 약으로 치료를 했다”고 말했다.
다행스럽게 김씨에게 약이 잘 맞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탈이 나서 상태가 더 심각해졌다. 후유증으로 몸이 코끼리처럼 붓고 심하게 피를 토해냈다. 심한 호흡곤란으로 부리나케 포항에서 대구의 큰 병원까지 갔지만, 책임질 수 없으니 수술했던 서울의 큰 병원으로 가라는 대답만 들었다. 김씨는 하는 수 없이 남편의 도움으로 한 달에도 수차례씩 포항에서 서울까지 이동한다. 병원비뿐 아니라 교통비와 숙박비용까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이지만, 포항에는 대학병원이 없어 다른 방법이 없다. 우선은 사람을 살려야 한다.
김씨는 “너무 독한 약을 썼는지 몸이 많이 망가졌다 하더라”며 “최근 두 달 사이에는 머리 쪽에 전이된 암세포가 너무 커져 버려서 큰일”이라 말했다.
김씨 가족들은 권씨가 택시운전을 하면서 그 수입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왔다. 많은 수입은 아니지만 권씨는 일곱 식구 먹여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런데 김씨가 투병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 자연히 수입에도 지장이 크다. 병원비는 앞으로 더 불어날 텐데, 다섯 자녀 학자금에 생활비, 월세까지…. 김씨는 자기 잘못인 양 고통스럽다.
장성본당 주임 김정환(미카엘) 신부는 “자매님은 건강을 잃기 전까지 착실하고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느님 안에서 참 아름답게 살아오셨다”며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희망의 끈과 믿음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도움의 손길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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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