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 주간(1월 18~25일)을 맞아 갈라진 그리스도교 형제자매들의 일치와 화합을 다짐하고 이웃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할 것을 약속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공동대표 이용훈 마티아 주교·김종생 목사, 이하 한국 신앙과직제)는 1월 18일 서울 동소문동4가 예닮교회에서 2024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기도회에는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전 위원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종생 목사를 비롯해 천주교와 개신교, 정교회 대표단이 참석했다.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공동번역 성서 루카 10,27 참조)를 주제로 열린 일치기도회는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총무 임민균(그레고리오) 신부의 인도로 찬미와 감사의 호칭기도, 고백 기도, 독서와 복음 낭독, 보편지향기도, 주님의 기도, 마침기도, 파견과 축복 순으로 진행됐다. 기도회에서는 공동번역 성서가 사용됐다.

예닮교회 담임 서평원 목사는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모두가 한 형제자매임을 확인하고 일치와 화해를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자리”라면서 “서로의 오해와 편견을 내려놓고 하나됨을 찾아간다면 우리 모두가 함께 세상을 향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넉넉히 감당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환영 인사를 전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강론에서 “어떤 이들은 교회일치 운동이 교파의 정체성 상실로 이어지고, 교회의 성장을 가로막을지 모른다고 우려하기도 한다”면서 “교회들 사이의 이러한 인간적인 경쟁의식은 예수님의 뜻과 가르침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일치 주간 동안에 예수님께서 우리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시고, 그리하여 우리가 확신과 희망으로 교회일치의 길을 걷게 해 주시기를 주님께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특히 김 대주교는 “평양의 봉수교회와 장충성당의 그리스도인들도 주님께서 유언으로 남겨주신 화해와 일치를 위한 평화에 이바지하기를 바라며 기도하자”면서 “북한의 그리스도교 형제들도 우리 기도의 힘을 받아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여정에 함께할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김종생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요즘 들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일치와 협력이 아니라 분열로 나아가는 것 같다”면서 “한국사회 안에서도 너와 나를 구분하며 다름을 부각시키고, 남과 북도 동족이 아니라 서로 적대국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일치 주간 한 주간만이라도 우리 그리스도인이라도 조금 더 가까워지는 훈련을 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국 신앙과직제는 가톨릭교회를 대표하는 주교회의와 개신교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한국 그리스도인의 일치와 교파 간 신앙적 친교를 위해 지난 2014년 5월 창립했다.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는 1965년 대한성공회와 가톨릭교회가 상호방문 기도회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1986년부터 해마다 가톨릭교회와 개신교가 번갈아가며 개최하고 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