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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시력을 모두 잃은 양봉업자의 꿈

5년 전 파산, 작년엔 왼쪽 눈도 실명 미국행 인공 각막 수술이 유일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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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 시각장애를 앓으면서도 성실히 양봉업을 해온 안병훈씨(가운데)가 8일 병원에서 누나 안경자씨(왼쪽)와 김옥수 선산본당 사회복지위원의 간호를 받고 있다. 이정훈 기자



“앞이 훤히 잘 보이는 것까진 바라지도 않아요. 양봉하면서 가족과 오순도순 살 수만 있다면 바랄 게 없습니다.”

눈을 가리기 위해 쓴 안경 너머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안병훈(안토니오, 55, 대구대교구 선산본당)씨는 시각장애가 있는 양봉업자다. 30년 넘게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여건 속에서도 집안 장남으로서 가업을 이어받아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러나 미약했던 시력도 지난해 갑작스레 사라졌다.

안씨에게 어둠이 찾아온 건 고등학생 때인 1982년. 감기를 앓다가 병원에서 항생제 주사를 맞았는데, 후유증으로 고열과 피부질환에 시달리다 그만 시력을 잃게 됐다. “그땐 의료사고인지 뭔지도 몰랐어요. 2년 동안 캄캄한 어둠 속에 살았죠.”

학교에서 테니스 선수로도 활동하며 건강했던 안씨는 이후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렸다. 어려운 형편 속에도 2년 뒤 1000만 원을 들여 서울성모병원에서 왼쪽 눈에 각막 이식수술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희망이 보였다. 그러나 그나마 살린 시력도 5년이 채 되지 않아 사라졌다. 다시 2년 뒤인 1986년 오른쪽 눈도 수술했지만, 치료에 실패하면서 안구를 아예 드러냈다.

크고 작은 수술만 8차례. 그때마다 희망은 다시 절망으로 되돌아왔다. 시력을 살리고자 가족들이 힘을 보태 수천만 원을 들여 노력했지만, 잠시 찾아온 시력은 2~3년 만에 사라지곤 했다. 이후 약하게나마 시력이 남은 왼쪽 눈으로 어렵게 양봉업을 해왔지만, 지난해 왼쪽 눈마저 실명하면서 남동생이 일을 도와주고 있다.

유일한 희망은 ‘인공 각막 수술’이다. 국내에선 불가능한 이 수술은 수녀인 동생을 통해 미국에서 가능하다는 것만 알아놓은 상태다. 그러나 최소 1억 5000만 원이 넘는 거금의 수술비와 체류비로 수술은 꿈도 꾸기 어려운 상황이다. 매달 장애인 연금 22만 원을 받고 있지만, 5년 전 파산한 뒤로는 동생 집에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형편이어서다. 지체장애가 있는 아내와 함께 몸이 불편한 어머니도 모시고 있다.

양봉업은 힘들고 까다롭다. 꽃이 잘 피는 지역을 찾아다니며 1년 내내 벌들과 산속에서 살아야 한다. 안씨는 잘 보이지 않은 눈으로 산속 천막에서 여름을 나며 꿀벌들과 살아왔다. 안씨는 경기 용인과 포천 일대에서 꿀벌을 칠 때에도 틈나는 대로 성당을 찾아 기도하며 신앙으로 고통을 극복해왔다. 그런데 이제 왼쪽 눈마저 시력을 잃으면서 생계가 막막해졌다. 안씨는 “가족과 신앙이 아니었다면 이만큼 지내오기도 힘들었을 것”이라며 “사랑하는 가족, 아내, 벌들과 함께 살 수 있도록 희망을 주시면 좋겠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안병훈씨는 후천적 시각장애를 앓으며 빛을 보기 위해 평생 노력해왔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생계를 위해 성실히 살아온 그가 빛을 볼 수 있도록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이 도와주세요.



▨ 후견인 / 정수용 신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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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15일부터 21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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