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락산본당 4구역 반장인 신숙이씨가 홀로 자녀 셋을 키우는 아버지 신동호(오른쪽)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애들이 아침을 안 먹고 학교에 가죠. 배고플 땐 컵라면 먹고 가요. 이번 달에도 중학교 졸업 앨범값을 내야 하는데….”

당뇨병을 앓으며 왼쪽 눈 시력까지 잃은 아버지 신동호(58)씨의 깊은 한숨이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는 신용불량자에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하루하루를 세 아이와 버텨내고 있다.

“‘시간이 흐르겠지’하며 지냅니다. 깊이 걱정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살려고 해요…. 멍하게 있는 순간이 많죠.”

그는 지난해 1월 몽골인 아내와 이혼한 후 혼자 세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 곧 중학교를 졸업하는 쌍둥이 아들과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딸을 키운다. 몽골의 모피 공장에서 일하다 몽골인 여성과 결혼해 세 아이를 낳았다. 한국에 들어온 건 2009년 쌍둥이들이 돌 무렵일 때였다.

“몽골 집에서 둘째가 기어 다니다가 쇠파이프로 된 난방기구에 몸이 끼어 크게 화상을 입었습니다. 몽골엔 화상병원이 없어서 한국에 들어와 치료받았죠.”

수술비가 부담돼 봉합 수술 한 번으로 급한 불만 껐다. 20만 원에 육박하는 화상 크림도 구매할 수 없어 중학생이 된 지금까지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후 신씨 가족은 한국으로 이주했다. 월세 20만 원의 반지하 주택을 얻은 신씨는 한국에서 새 삶을 꿈꿨다. 족발집에서 배달일을 하고 밤에는 주차관리를 하며 생계를 책임졌지만, 당뇨 수치가 높아져 쓰러지는 일이 빈번했다. 무료로 백내장 수술을 받은 눈에서 곰팡이가 올라와 은평성모병원에서 각막이식 수술도 받았다.

19살 어린 아내는 한국인 친구들과 곧잘 어울리다 알코올 중독자가 되더니 만취한 날에는 아이들에게 폭력을 일삼았다. 신씨가 몽골에 아내 명의로 사놓은 아파트와 땅을 처남들이 서류를 위조해 가로채 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신씨가 매달 받는 기초생활보장수급비는 250여만 원.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와 생계비가 포함돼 있다. 월세 35만 원을 내고, 세 아이의 교육비와 식비, 의료비 등을 지출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신씨는 청계천에서 한 벌에 5000원 하는 옷을 사다 입힌다. 둘째가 받은 화상 수술비 800여만 원은 아직도 채무로 잡혀있고, 세 차례 더 수술하면 1억 원이 넘게 된다. 아이는 지금도 따가움과 간지러움을 호소한다.

그가 아이들에게 해주는 요리는 김치볶음밥과 김치찌개가 전부다. 냉장고엔 적십자사에서 지원해준 김치와 복지관에서 주는 반찬 몇 가지가 전부다. 반찬은 아이들과 하루면 다 먹는다.

“가장 큰 걱정은 올해 쌍둥이 아들들이 특성화고인 과학기술학교에 입학하는데, 기숙사비와 아침, 저녁 식비가 문제네요.”

그는 막내딸도 안쓰럽다며 고개를 떨궜다. 막내딸은 불안과 두려움 증세를 겪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인데 야뇨증이 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후견인 : 황정숙(제노베파) (서울대교구 수락산본당 빈첸시오회 회장)

 

“어려운 가정이지만 아이들이 불평 없이 잘 버티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아빠가 김치볶음밥 정도는 해주지만, 아침마다 라면을 먹고 학교에 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세 자녀를 키우는 아버지의 걱정을 덜어주세요.”

국민 004-25-0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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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454-000383-13-102

* 신동호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7일부터 13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