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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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운전기사 사도회 창설 이끈 초대 회장

장애인·은퇴 사제들 위해 봉사활동...화장실 없는 단칸방서 홀로 생활...당뇨 합병증·약 부작용으로 거동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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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률씨가 단칸방에 놓인 침대 위에 앉아 지난 날을 회상하고 있다.

 


혼자 사는 임종률(디오니시오, 85)씨는 침대 하나 놓으면 꽉 차는, 화장실도 없는 낡은 단칸방에서 10년 넘게 지내고 있다.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인데, 물을 받으려면 다세대 주택 밖 마당에 있는 수도꼭지를 써야 한다. 난방도 제대로 안 들어오는 탓에 때 묻고 헤진 전기장판마저 없으면 겨울을 날 수 없다.

임씨 자신도 고혈압과 당뇨를 오래 앓아 건강 상태가 무척 좋지 못하다. 특히 당뇨 합병증으로 종아리 피부가 괴사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밥 한술 씹어 넘기기도 힘든 처지다. 도움을 구할 가족도 아무도 없다. 거동이 불편해 종일 좁은 방 안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신감을 잃고 위축될 만도 하지만, 그는 힘든 내색 없이 당당한 모습을 유지하고자 노력하며 산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을 가진 덕이다. 굳건한 신앙, 그리고 ‘전국 가톨릭 운전기사 사도회’ 초대 회장이라는 자부심이다.

운전기사 사도회는 차량 봉사활동을 통해 복음선교에 헌신하는 버스·택시 기사들의 모임이다. 임씨는 개인택시 기사였다. 그는 1981년 여의도에서 열린 서울대교구 설정 150주년 기념 신앙대회에 참여한 80만 신자 중 한 명이었다. 한국 교회사상 유례없는 장관을 보고 감격에 벅차올라 복음화 사명을 공고히 하리라고 다짐했다. 서울대교구와 사도회 구성을 논의한 뒤, 택시 기사를 모아 1984년 ‘서울 운전기사 사도회’를 만들었다. 사도회는 그해와 1989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차량 봉사와 교통정리를 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또 사회복지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과 은퇴 사제들의 손발이 돼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단칸방에 놓인 임종률씨의 책상


임씨는 곧 서울을 넘어 전국 가톨릭 운전기사를 하나로 모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 팔도를 누비며 기사들을 설득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모은 돈도 많이 썼다. 그 덕분에 마침내 1992년 7월 13일, 서울대교구 등 11개 교구 사도회가 ‘전국 가톨릭 운전기사 사도회’를 발족했다. 창립 미사는 당시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이 주례했다. 초대 회장은 자연히 사도회 설립에 큰 공헌을 한 임씨가 맡았다.

이후로도 그는 사도회 전국협의회 상임고문으로 추대되는 등 동료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았다. 어려운 사정을 알고 돕겠다는 기사들도 줄을 이었다. 하지만 임씨는 자존심 때문에 차마 내민 손을 쉽사리 잡을 수 없었다. 그렇게 도움을 사양하며 혼자 견뎌온 지도 어느덧 십수 년. 이제 임씨는 몸도 마음도 경제력도 한계에 다다랐다. 보다 못한 후배 운전기사들이 “제발 도움을 받으시라”고 간청한 끝에 결국 마음의 문을 열었다. 동료들 사이에서 과묵하기로 유명하다는 임씨가 나지막이 말했다. “부끄럽지만, 도와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이학주 기자

 

 


후견인 : 최병용 신부 / 수원교구 신갈본당 주임

“임종률씨는 가톨릭 운전기사 사도회 창설을 위해 헌신적인 노고를 하신 분입니다. 주님 뜻에 따라 모든 것을 버리고 전국협의회를 탄생시킨 디오니시오 형제에게는 이제 우리 형제자매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 임종률 형제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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