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기관/단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의식불명 아버지와 지체장애 어머니 돌보는 청년 가장 김경태씨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새벽미사를 빠뜨리는 법 없이 신앙생활도 충실했고, 퇴직 후에도 한 초등학교에서 여러 가지 일을 도울 만큼 헌신적인 삶을 살던 아버지였다. 그토록 영육 간에 건실했던 김종환(바오로·68·서울 노원본당)씨는 2022년 5월 어느 날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전증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날은 아들 김경태(요한 세례자·39·서울 노원본당)씨의 생일이었다.

그날부터 경태씨에게 생일은 “축복의 날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버지를 하루아침에 빼앗긴 저주의 날”이 됐다. 구급차가 올 때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거동하던 아버지가 무사하길 어머니와 함께 절박하게 기도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병원 응급실에서 찾아온 심정지와 함께 완전히 의식을 잃은 식물인간이 되고 말았다.

상실감에 슬퍼할 틈도 없이 경태씨 모자가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이 밀물처럼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병원 측은 중환자실 입원비와 이런저런 검사비를 합쳐 병원비 2000만 원을 한꺼번에 내라고 청구했다. 게다가 “더는 해줄 것이 없으니, 요양병원으로 옮겨라”는 냉정한 뜻만 전했다.



간신히 요양병원을 찾아 아버지를 모셨지만, 입원비와 간병비를 합쳐 매달 500만 원가량 나오는 병원비는 경태씨가 부담 가능한 액수가 아니다. 원래 가구회사 직원이었던 경태씨는 코로나19로 구조조정을 당하는 바람에 목수 일을 해야 했다. 일을 구하면 월수입은 최대 300만 원, 일을 못 구하면 그마저도 없다.

간병비도 큰 부담이지만, 그렇다고 간병을 도울 가족도 없다. 어머니 박춘령(루피나·66·서울 노원본당)씨는 6세 때 뇌막염을 앓은 뒤 왼쪽 몸을 못 쓰는 지체장애인으로, 경제 활동은커녕 보살핌을 받을 입장이다. 새벽에 출근해 저녁에나 돌아오는 경태씨는 어머니를 챙기기도 벅차다.

카드 빚 2000만 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7000만 원가량 빚이 생겼다. 앞으로 빚은 더 불어나겠지만, 경태씨는 아버지가 영영 깨어나지 못 할까봐 더 가슴 아프다. 경태씨는 “아버지의 소중한 집을 담보로 내놓던 그날이 가슴에 사무친다”면서 “불효 밖에 못 해드리는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럽다”며 가슴을 쳤다.

9년 동안 만난 여자친구와 약속했던 결혼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믿고 30대 시절을 꼬박 기다려준 여자친구에게 희망 없는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져 달라고 할 만큼 경태씨는 모질지 못하다.

죄책감은 그런 경태씨를 더 고통스럽게 한다. “아버지에게 심정지가 찾아왔던 그때 ‘차라리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면…’ 하는 끔찍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말한 경태씨는 “그런 나 자신이 괴물 같고 죄스러워 성당에도 못 들어갔다”며 눈물 흘렸다.

노원본당 빈첸시오회 윤진수(토마스 아퀴나스) 회장은 “20년 가까이 함께 새벽미사를 다니던 두 부자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본당 활동에도 적극적이던 신심 깊은 경태씨에게 하느님 자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본당 주임 이윤헌(아우구스티노) 신부도 “부친의 갑작스러운 발병에 장애를 앓는 모친까지 책임지는 청년 가장 김경태 형제가 적어도 지쳐 쓰러지지는 않게 해 달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4년 1월 31일(수) ~ 2월 21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4-01-3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7

시편 96장 4절
주님은 위대하시고 드높이 찬양받으실 분, 모든 신들 위에 경외로우신 분이시로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