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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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난치병 진단받자 이혼 요구한 남편

결혼 20여 년간 생활비 한 번 못받아... 딸 데리고 집 떠나 어떻게 살지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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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견인 박영주 수녀가 몽골인 김 율리아(가명)씨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하느님 앞에서 수없이 울었어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누워있는데, 남편은 ‘밥을 차리라’고 합니다. 결혼 20년이 넘었지만, 생활비 한 번 준 적 없고, 남편이 얼마 버는지도 몰라요. 남편이 화를 내면 그저 묵묵히 청소하고 방에 들어가 기도했어요. 그런데 이혼이라뇨….”

2002년 7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몽골 출신 김 율리아(가명)씨는 남편 요구로 협의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 고3이 된 딸의 개학 날인 3월 4일 법원에 출석해 도장만 찍으면 이혼이 성립된다. 이혼 후 딸과 함께 나가 살아야 하는 처지이지만, 한국어와 한국 물정에 밝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안동에 있는 아들이 월셋집과 대출받을 수 있는 은행을 수소문하고 있다. 아들은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을 다닌다.

김씨 가정은 기초생활수급 가구로, 매달 180만 원의 정부 지원금이 남편 계좌로 들어온다. 현재 거주하는 집은 SH 임대주택으로, 보증금 7900만 원에 월세 12만 원이다. 은행에서 6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남편은 결혼할 때부터 대리운전과 신문 배달을 했고, 김씨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파출부 일과 폐지 줍는 일을 했다. 당뇨병이 있던 남편은 거의 실명 상태. 근로 능력이 없다. 남편이 2016년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데 이어, 2017년 김씨가 자가면역질환인 희귀난치병 전신 경화증 진단을 받으면서 수급자가 됐다. 근육통, 관절통과 피부 발진에 두통 증상까지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손이 자주 저려서 물건을 떨어뜨리고, 네 차례 넘게 무지외반증 수술도 받아 걷는 것도 힘들다. 딱딱한 음식을 먹지 못해 우유에 밥을 말아 먹는다. 긴장형 두통과 갑상선 기능저하증 진단도 받았다.

“2006년 둘째를 낳은 지 일주일 만에 몽골에 있는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당시 시어머니가 ‘애들은 두고 집을 나가라’고 구박해서 많이 힘들었거든요. 한강에 가서 죽고 싶었는데, 죽기 전에 성당에 한 번 가볼까 했던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살아있습니다.”

성당에 가서 한참을 울었던 김씨는 죽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교리반에 들어가 세례를 받았고, 신앙 안에서 버텨냈다. 아이들은 주일학교와 복사단 활동도 했다. 김씨는 최근 성서사십주간 교육도 이수했다.

김씨는 이혼 후가 걱정이다. 남편은 김씨가 난치병 진단을 받은 후부터 이혼을 종용해왔다. 김씨는 모아놓은 돈도 없고, 일할 능력도 없다. 고등학생 딸에게 짐이 될까 두렵다. 엄마가 고생하는 모습을 봐온 두 자녀는 “엄마가 몸을 회복하는 데 신경 썼으면 좋겠다”고 염려한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후견인 : 박영주(바오로, 성가소비녀회) 수녀 
서울대교구 이태원본당 소임



“율리아 자매는 결혼 초부터 남편과 시모로부터 많은 구박과 시련을 받았습니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지켜며 꿋꿋하게 살아왔습니다. 돈 한 푼 없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자매에게 희망의 빛을 주세요.”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 율리아 자매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3월 3일부터 9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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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73장 28절
하느님께 가까이 있음이 저에게는 좋으니이다. 저는 주 하느님을 제 피신처로 삼으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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