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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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화마가 앗아간 여섯 식구 보금자리

세간살이도 모두 불 타…빚만 4억 원 .... 건설 불경기로 일자리 구하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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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석씨가 아내와 네 자녀를 기르며 오순도순 살았던 집이 화목 보일러 화재로 온통 타버린 광경을 힘없이 바라보고 있다.


“아빠, 우리 집이 다 불타버렸어요. 이 추운 겨울에 우리 여섯 식구는 어떻게 살아야 해요?”

지난 1월 13일 경남 밀양에서 중장비기사로 일하는 한진석(43)씨는 큰딸 전화를 받자마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사랑하는 아내와 20년 동안 네 자녀를 길러온 정든 보금자리가, 대출도 한참 많이 남은 하나뿐인 재산이 하루아침에 화마의 희생물이 됐다.

한씨는 애써 떨림을 감춘 채 울먹이는 딸을 진정시키며 차근차근 상황을 물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세간살이가 전부 잿더미가 되고 말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불이 시작된 곳은 돈을 아끼려 쓰던 낡은 화목 보일러가 있는 곳이었다.

그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지독한 건설 불경기로 일거리가 없어 오래 쉬다가 겨우 잡은 현장에는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 한씨는 눈앞이 캄캄하고 마음이 고통스러웠다. 당장 또 언제 일거리가 있을지도 막막한데, 보험에 들지 않아 달리 돈이 나올 곳도 없었다. 더군다나 그에겐 이미 4억 원에 달하는 빚이 있었다.

집에 도착해 한씨가 본 광경은 더욱 처참했다. 그나마 가족들이 모두 무사히 대피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 뿐이었다. 온통 시커먼 집 안에는 숟가락 하나, 양말 하나 온전히 남아있는 것이 없었다. 큰딸이 쓰는 100만 원 넘는 플라스틱 보조기구도 다 녹아 새로 사야 할 판이었다. 중학교 2학년인 큰딸은 선천적 근육병과 척추측만증을 앓아 기구가 없으면 걷기 힘든 상태다. 여기에 성장 불균형·소아 당뇨 등 합병증까지 앓고 있어 최근 지체장애 등급을 받았다. 오들오들 떨며 자신만을 바라보는 처자식들의 모습에 한씨는 다시 한 번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러나 현실은 역시 녹록지 않았다. 기본적인 화재 뒤처리를 하는 데에만 500만 원이나 들었다.

한씨와 가족들은 월세 40만 원의 작은 아파트에 임시로 살게 됐다. 이미 홀로 대출금과 여섯 식구 생활비, 큰딸 의료비까지 감당하던 그에겐 또 다른 부담이 지워졌다. 건설 경기가 위축돼 수입이 줄어 가계부는 몇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할지 한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큰아들이 마이스터고교를 다니러 서울로 유학을 떠났다. 일찍 취업해 아버지를 도우려는 마음은 기특하지만, 교육비 걱정과 함께 지원도 더 어렵게 돼 미안한 심정이 크다. 한씨가 “그래도 식구들이 웃음을 잃지 않고 합심해 어려움을 이겨내려 하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어떻게든 제가 돈을 벌어서 애들 하고 싶은 건 다 해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리고 불탄 자리에 다시 집을 지어 우리 여섯 식구가 행복하게, 마음 편하게 다시 잘 산다면 정말 소원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후견인 :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부산교구이사회 김정희(로사) 회장

“한진석씨는 밀양성당에서 10여년간 설비 수리 등 재능기부를 해준 분으로, 곧 세례도 받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선한 형제와 바르게 자란 자녀들이 주님 안에서 기도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분들이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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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석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4일부터 30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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