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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중앙본당 주일학교 교사 25년 근속 유미애 교육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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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씨앗에서 갓 자란 새싹 같던 아이들이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과 보살핌 덕분으로 잘 자랄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시의 한 구절 같은 이 문장은 군종교구 주교좌국군중앙본당(주임 김영태 스테파노 신부)에서 주일학교 교사로 25년 동안 근속한 유미애 교육분과장(모니카·60)이 받은 감사패에 새겨져 있다.

직업군인들의 잦은 임지 이동으로 본당 신자들이 자주 들어오고 나가는 군종교구 특성상 같은 군본당에서 25년을 주일학교 교사로 근속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유미애 교육분과장은 주일학교 교감도 맡으며 같은 자리에서 봉사하고 있는 것에 대해 “남편이 특수병과에서 군생활을 해서 같은 군본당에 다닐 수 있기도 했지만, 가정생활과 주일학교 봉사를 병행할 수 있도록 남편과 두 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이 크다”고 말했다.

유 분과장은 2월 13일 국군중앙본당 교중미사 중 김영태 주임신부로부터 25라는 숫자가 장식된 감사패를 받았다. 본당 신자들과 동료 교사들이 감사한 마음을 담아 뜨거운 박수를 보낸 자리였지만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어머니인 유 분과장이 25년 근속상을 받을 때 작은아들은 13년간 주일학교 봉사를 마치고 퇴임식을 했기 때문이다. 유 분과장의 든든한 동료이자 지원자였던 작은아들은 군복무 중에도 꼭 주말에 맞춰 휴가를 나와 주일학교 학생들을 지도할 정도로 교회 봉사에 열심이었다. 하지만 올 초에 교회 기관 직원이 되면서 부득이 주일학교를 떠나게 됐다. 작은아들은 주일학교를 떠났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유 분과장에게 교리를 배웠던 제자가 이날 교사 임명장을 받았다.

유 분과장은 지난 25년을 회상하면서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을 설명했다.
“교리교육 방식이 과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된 외적인 변화도 있지만,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신앙교육보다 학업에 더 많은 신경을 쓰다 보니 주일에 성당에 있어야 할 아이들이 학원에 가곤 합니다. 성당에서 점점 아이들의 활기찬 모습과 웃음이 사라져 가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유 분과장은 “교사들은 시대 환경 변화에 상관없이 아이들의 바른 신앙교육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 노력하고 있고 숨은 조력자이신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열정도 한결같다”고 강조했다.

유 분과장은 군본당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며 원칙을 하나 갖고 있다. ‘아이들만 보고 계급 생각은 안 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군본당이다 보니 계급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있지만 “우리는 하느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2코린 2,15)라는 성경 구절을 자주 암송하며 소명받은 자로서의 사명감을 되새기곤 한다.

유 분과장은 앞으로의 역할 중 하나로 ‘이곳에 조용히 머물러 있는 것’을 꼽았다. “남편 임지를 따라 국군중앙본당을 떠났던 교사 중에 임기를 마치고 다시 돌아와 ‘교감 선생님 계실 거라 믿고 왔다’며 반가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국군중앙본당을 지키고 있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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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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