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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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직장에서 쓰러져 장애인 된 임현태씨

아내는 떠나고 두 자녀 힘겹게 돌봐, 아이들에게 부모 역할 못 해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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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태씨(오른쪽)가 박혜신 사회복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임현태씨(45, 가명)는 7년 전 직장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후 머리부터 발끝까지 왼쪽 몸을 쓸 수 없게 됐다. 3년가량 재활치료를 받으며 재기를 꿈꿨지만 회복은 더뎠다. 아내는 남편이 장애인이 되어 일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임씨는 떠나는 아내를 잡을 수 없었다.

임씨는 지팡이 없이는 한 발짝도 떼기 어렵다. 비가 오는 날에는 우비를 입으면 되지만, 눈이 오면 집 밖에 나가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매일 아침 지하철에 몸을 싣는 건, 중학교 3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6학년 딸을 위해서다. 임씨는 장애인 생산품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데 손에 쥐는 돈은 한달에 120만 원 남짓이다. 이마저도 몇 달씩 밀리기 일쑤다. 급할 때마다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생활하다 보니, 빚이 줄어들 틈이 없다. 직장을 옮길 생각도 해봤지만, 장애인의 몸으로 다시 일자리를 찾는 것은 더 힘든 일이기에 어쩔 수 없이 다니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빠듯한 형편인데 이달부터는 월세도 30만 원씩 내야 한다. 이혼한 아내가 자신의 명의로 된 전셋집 계약 기간이 끝나자 월세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임씨는 아이들이 부쩍 신경이 쓰인다. 수의사가 꿈인 중학생 아들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한다. 사춘기에 접어든 딸 아이는 학원에 다니고 싶어한다. 얼마 전에는 생일에 받고 싶은 선물들을 잔뜩 적어서 냉장고에 붙여 놓았다. 임씨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다 해주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몸을 쓰지 못하게 되니 생활하는 데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등을 긁는 것도, 손톱을 깎는 것도, 빨래를 털어서 너는 것도 혼자서는 어렵다. 재활치료를 받고 싶어도 돈이 들어가기에 부담스럽다. 하지만 불편한 몸보다 더 힘든 건 마음이다. 자신 때문에 가족이 힘들어졌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괴롭다.

임씨는 장애인들에 대한 마음이 애틋하다. 직장생활은커녕 집에 갇혀 지내는 장애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안타까웠다. 임씨는 장애인들에게 “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이란 말을 꼭 해주고 싶다고 했다. 아무리 강한 태풍도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하고, 강한 소나기도 하루종일 내리지 않는다는 말로, 어떤 아픔이든지 지나가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임씨는 아이들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낙이다. 형편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할머니와 함께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다녀오고 싶다.

김혜영 기자 justina81@cpbc.co.kr

후견인 / 박혜신 마리아

상계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임현태씨는 중도장애인이 된 뒤 이혼해 사춘기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경제적 지원을 위해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의 도움을 청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임현태씨 가정에 도움을 주실 독자는 24일부터 30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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