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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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산마을 신부에게 ‘날개’ 달아주세요

우간다에서 가장 가난한 키타부본당 다비드 신부, 오토바이 빌려 가며 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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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미한 태양열 전등 아래에서 교구장 주교의 말을 경청하는 키타부 산마을 성당 주민들.



아프리카 우간다 취재 중 만난 카세세교구장 키비라 주교가 꼭 가볼 데가 있다며 기자의 손을 잡아끌었다.

사륜구동 SUV를 타고 면화 밭을 가로질러 능선을 넘고 몇 굽이 산모퉁이를 돌았다. 진흙 길 고개에서는 사륜 구동차도 맥을 못 췄다. 우간다 서쪽 루웬조리 산맥 비탈에 새 둥지처럼 붙어 있는 촌락들이 이국적 정취를 더했다. 포장도로를 벗어난 지 1시간 만에 도착한 ‘하늘 아래 첫 동네’ 키타부(Kitabu).

키자 다비드 신부는 산마을 성당에서 가난한 주민들과 똑같이 살아간다. 산을 개간해 자급자족하는 주민들보다 더 가진 것도, 덜 가진 것도 없다. 우리나라로 치면 1960년대 강원도 산간 화전민촌에 들어가 사는 사목자다.

다비드 신부는 “이 일대에 흩어져 삼삼오오 모여 있는 양 떼를 찾아다닌다”며 “두 발로 터벅터벅 걷고, 먼 곳은 영업용 오토바이를 불러 타고 간다”고 말했다. 본당에는 한국의 공소 격인 아웃스테이션(outstation)이 30개나 된다. 신자 수는 2만여 명. 그런데도 차량은커녕 오토바이도 한 대 없다. 멀리 떨어진 아웃스테이션을 방문하는 날에는 20분쯤 걸어 내려가 영업용 오토바이를 대절한다. 그런데 오토바이 기사들은 비가 와서 길이 미끄러우면 멀리 가는 걸 싫어한다. 그럴 때는 2시간도 좋고, 3시간도 좋고 비를 맞으며 걸어야 한다.

키타부본당은 우간다에서 가장 가난한 교구인 카세세교구에서도 가장 외진 곳에 있는 공동체다. 그런 곳에 신부를 파견할 때면 교구에서 오토바이라도 한 대 사줘야 하는 게 마땅하지만, 그건 희망 사항일 뿐이다. 카세세의 가난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 이상이다.

키비라 주교는 “갓 사제품을 받은 신부들을 빈손으로 먼 오지에 파견할 때가 가장 마음 아프다”며 “신부 표정이 정 안 좋아 보이면 ‘일단 가서 있어라. 신자들은 신부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뻐한다’며 달래서 보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주교에게 무슨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 교회에 지원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놓고 기쁜 소식을 기다리는 게 고작이다. 교구에서 여유 있는 사람의 봉헌이나 기증을 기대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다비드 신부는 “다행히 두 다리가 튼튼하다”며 “하지만 한밤중에 응급 환자가 생기면 오토바이를 찾거나 차를 불러올리느라 한바탕 난리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만능 탈렌트다. 간이학교 교장, 방문 보건 요원, 구급대원, 수리공, 편지 읽어주는 남자 등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해야 한다. 그는 “진흙 길 언덕도 거침없이 오르는 4륜 픽업트럭 한 대 있으면 날개 달린 것처럼 이 산, 저 산 날아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후견인 / 프랜시스 키비라 주교

우간다 카세세교구장

신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오토바이와 차량입니다. 중고차면 어떻습니까. 이곳은 대중교통 수단이 거의 없어서 신부들이 한 본당에 30~40개씩 되는 아웃스테이션으로 일일이 찾아가야 합니다. 신부들이 ‘씽씽’ 달리며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한국 교회 신자들을 위한 기도로 보답하겠습니다.

성금계좌(예금주: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키자 다비드 신부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6일부터 12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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