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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암세포로 기억 흐려져도 기도문은 외워”

홀로 암투병하는 김복덕 할머니남편 선종 후 가세 급격히 기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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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덕(가운데) 할머니가 가정방문을 온 본당 빈첸시오 회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다.



김치를 먹어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에 만 밥에 고추장이 전부. 두부나 묵으로 밥을 대신하는 날도 많다. 김복덕(미카엘라, 70, 의정부교구 주교좌의정부본당) 할머니는 암 투병으로 잇몸이 망가지면서 이렇게 끼니를 때어왔다.

김 할머니는 “돈도 돈이지만 나를 위해서 음식을 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할머니네 부엌에는 온기가 사라진 지 오래다. 김 할머니의 삶에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운 건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부터다. 부유하지는 않아도 가진 것을 나누며 살아온 할머니였다. 학창시절에는 학비가 부족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친구에게 손에 끼고 있던 금반지를 빼서 줄 정도로 주위 사람들을 살폈다. 하지만 18년 전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지고 세상을 떠나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고 삶은 팍팍해졌다.

하나뿐인 아들은 제 앞가림하기도 바빴다. 그래도 결혼까지 시켰으니 알아서 잘 살아갈 거라 믿었다. 하지만 남편의 병간호를 하느라 정신없던 사이,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할머니 명의로는 대출금이 쌓여 있었다. 할머니는 얼마 안 가 신용불량자가 됐다. “사람을 잘못 들였지, 뭐야….” 김 할머니는 말을 아꼈다.

아들 부부는 이혼했고, 여전히 아들은 제 앞가림하기도 바쁘다. 매달 얼마씩 돈을 보내오기는 하지만 따로 산 지는 오래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할머니는 지독한 암세포와 홀로 싸우고 있다.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할머니는 아침마다 일을 나간다. 새벽에 건물 청소를 하면서 한 달에 60만 원을 손에 쥔다. 병원비 내기에도 부족하지만, 이마저도 안 하면 당장 먹고 살길이 없다. 김 할머니는 암 투병으로 겪는 고통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쏟았다. “밤새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잠 한숨 못 자요. 너무 고통스러워서 ‘하느님이 빨리 데려가셨으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그런데 더 아픈 건 마음이에요.”

아픈 몸을 이끌고 돈을 벌기 위해 나가는 발걸음, 항상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일상이 되면서 느끼는 초라함. 오랜 시간 홀로 병마와 싸우며 할머니의 자존감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작아졌다. “그저 미안해요. 도움을 주면 줬지, 받고 살고 싶지는 않은데….”

힘든 일상에도 김 할머니가 유일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성당에 가는 주일이다. 암세포가 기억까지 희미하게 만들어 이제는 기도문 외우기도 쉽지 않다. 대신 할머니는 미사 내내 이런 기도를 바친다. “주님,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글ㆍ사진=김유리 기자 lucia@cpbc.co.kr



▨후견인 / 박경섭(마르코) 빈첸시오회장

의정부교구 주교좌의정부본당




“김복덕 할머니는 열악한 상황에서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할머니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예금주: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복덕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1일부터 7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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