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기관/단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분열뇌증 아이 품은 미혼모

아이 재활 돌보느라 경제 생활 못해삼촌 전셋집서 지내다 오갈 곳 없어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차화옥 수녀와 미혼모 이은주(가명)씨가 분열뇌증으로 발달이 느린 지율이(가명)를 돌보고 있다.



엄마와의 갈등,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집을 뛰쳐나왔다. 자취생활을 하며 대학을 다녔다. 아르바이트를 하다 남자친구를 만났는데 헤어진 후 임신 사실을 알았다. 태아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을 용기가 없어 산부인과는 근처에도 안 갔다. 자궁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아기는 어느새 자라났고, 배는 점점 불러왔다.

인터넷으로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가 운영하는 경기도 용인의 미혼모시설 ‘생명의 집’을 알게 됐다. 이은주(가명, 데레사)씨는 자취방을 정리하고 입소했다. 임신 8개월, 마음은 입양으로 기울었다.

“분열뇌증입니다. 아기는 태어난 후 일상생활이 어렵습니다. 정상적인 시력과 청력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수녀와 함께 간 산부인과에서 초음파로 처음 아기를 만났다. 그러나 아기의 대뇌 반구에 금이 가 있었다. 이씨는 자신의 상황이 고통스러워 눈물을 흘렸지만 이제 자신을 위한 눈물은 거뒀다.

2015년 가을에 태어난 ‘꿈틀이’는 작고 사랑스러웠다. 마음에서 ‘입양’이라는 단어는 지웠다. 이씨는 지율(가명, 베드로)이와 함께 생명의 집에서 세례를 받고 퇴소했다.

올해 3살이 된 지율이는 보행보조기 없이 못 걷는다. 걸음마 하듯 겨우 발걸음을 뗀다. 1년 넘게 언어치료도 받고 있지만 환하게 웃기만 한다. 왼쪽 몸이 마비 증상이 있어 손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의사는 재활치료만 열심히 받으면 걸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재활을 위한 한 달 치료비는 120만 원, 하루에 세 군데 병원에 다니려면 버스만 3시간을 타야 한다. 걷지 못하는 아이를 안고, 유모차를 들고 버스를 탈 수 없어 지인의 차를 빌렸지만 기름값도 감당이 안 된다.

이씨가 사는 작은 전셋집은 삼촌이 얻어줬다. 오갈 곳 없이 아이를 안고 월세방 전전하지 말라고. 형편이 어려운 친정엄마도 전셋집으로 들어왔다. 이씨의 어머니는 당뇨와 족저근막염을 앓고 있어 일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삼촌이 갑자기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계약이 끝나는 올봄에 전셋집을 빼서 전세금을 돌려드릴 계획이다.

급한 건, 지율이의 재활 치료비다. 이씨가 정부에서 받는 양육지원금은 총 20만 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20만 원은 막막하다. 하지만 그는 돌아서면 울지언정, 씩씩한 엄마가 됐다.

“제가 지율이에게 의지하며 살아요. 이 아이보다 누군가를 더 사랑해본 적이 없어요. 지율이가 다리를 절어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글·사진=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후견인 / 차화옥(율리에타) 수녀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



지율이와 엄마가 갈 길이 너무 멀고 힘듭니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모자에게 힘이 되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성금계좌(예금주: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이은주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8일부터 1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7-0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7

잠언 16장 7절
사람의 길이 주님 마음에 들면 원수들도 그와 화목하게 해 주신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