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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30년 가족이 진 빚 때문에 만신창이

남동생 사업 자금 도와주면서 이혼 당하고 사채 갚느라 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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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명숙(왼쪽)씨가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사회사업팀 황경신씨와 이야기 나누고 있다.



“명숙아 이번이 마지막이야. 하나뿐인 아들인데 망하게 할 수는 없잖니, 3000만 원만 더 빌려줘.”
 

서울 영등포구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에서 만난 홍명숙(59)씨는 30여 년 전 어머니의 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남동생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홍씨의 어머니 정씨(89)는 또 딸에게 매달렸다. 어머니의 간절한 부탁에 돈을 빌려주길 몇 번, 결국 남편과의 사이마저 틀어져 이혼했다. 동생은 IMF 때 도산했고 사업장이 있던 중국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동생의 사채를 갚는 데는 꼬박 5년이 걸렸다. 온종일 식당에서 일하고 일당을 받으면 한 푼도 남김없이 사채업자가 채어갔다. 한겨울에 차비가 없어 집까지 걸어가다 길에서 주저앉아 울기도 했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에 죽으려고 했지만 홀로 남은 어머니를 보며 감정을 삭였다.
 

빚을 갚으려고 몸과 마음을 혹사해서였을까, 홍씨는 만신창이가 됐다. 최고 혈압이 240까지 치솟았고 협심증에 녹내장, 허리 협착증까지 찾아왔다. 치아마저 심하게 흔들리고 음식을 씹어 넘길 수 없었다. 죽으로 끼니를 때우며 면을 씹지도 못해 삼킨 탓에 위에는 커다란 혹마저 생겼다. 다행히 기초생활보장 대상자로 선정돼 거처와 약간의 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지만, 하루하루 삶을 이어가는 게 전부다.
 

홍씨는 “병원에서 치아 치료가 시급하다고 말하지만 800여만 원이 훌쩍 넘는 치료비를 감당할 길이 없다”며 “먹어야 몸을 추스르고 어머니도 돌봐드릴 텐데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어머니 정씨는 얼마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다. 딸이 동생 빚을 갚으려고 가정이 파탄 나고 절망의 나락에 빠졌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엄마 나 몸이 많이 아파”라고 말하는 홍씨의 울음 섞인 말에도 중국에 간 아들의 안부만 묻는다 “그 돈 때문에 내 인생 망가졌는데, 어머니 원망도 많이 했어요. 우리를 키우며 고생 많이 하시고 그래도 어머닌데….” 홍씨는 서러움에 말끝을 잊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홍씨는 몸이 좋아지면 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다. “아이를 무척 좋아하는데 자녀가 없었죠. 건강해져서 아이들 돌봐주는 봉사를 하고 싶어요. 참고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오겠죠.”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후견인 / 하희명 신부(과달루페외방선교회,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원목실)

▲ 하희명 신부

 

홍명숙씨는 치아 상태가 너무 나빠 일상적 대화도 불편한 상태입니다. 지난해 7월부터는 하루 1~2끼만 섭취해 소화불량도 심해지고 적절한 영양 섭취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병원 사회복지팀에서도 여러 곳에 도움을 청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홍씨가 하루빨리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후원 부탁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홍명숙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20일부터 2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52)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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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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