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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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아픈 몸으로 일하며 10개월 아이 키우는 미혼부

베트남 출신 엄마 출산 후 사라져일하는 식당에 아기침대 두고 돌봐 생계도 겨우… 수술 엄두도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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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이가 보채자 일을 하던 해운이 아빠가 주방 앞 아기침대에서 해운이를 꺼내 우유를 먹이고 있다.

 

 


충남 아산시 식탁 5개가 있는 작은 식당 주방 앞에는 1m 높이의 난간이 있는 아기침대가 있다. 침대에는 10개월 된 남자아이 해운이가 놀고 있다. 주방 바로 앞이라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갖가지 음식 냄새가 뒤섞여 있어 아기가 지내기에는 너무 열악한 곳이다. 해운이 아빠 배기문(가명)씨는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다 해운이가 보채면 우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준다.

해운이는 주민등록번호가 없다. 현행 가족관계 등록법상 혼외자는 원칙적으로 엄마만 출생 등록을 할 수 있다. 베트남 출신 불법 체류자인 해운이 엄마는 해운이를 낳고 한 달 반 만에 300만 원을 들고 사라졌다. 엄마의 소재를 모를 경우 아빠가 출생 신고를 할 수 있어 소송 절차를 밟고 있지만, 엄마가 외국인 불법 체류자라 언제 등록을 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해운이는 유령 같은 존재로 건강보험 혜택도 아동 수당도 받을 수 없다. 지금까지 병원에 딱 한 번 갔다. 열이 너무 올라 얼굴에 열꽃이 필 정도로 아팠을 때였다. 다행히 큰 병은 아니었지만, 의료보험이 없어 배씨는 병원비를 고스란히 내야 했다.

배씨는 해운이 출생 신고를 하려고 백방으로 뛰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담당 공무원들은 “아기 엄마 없이 신고를 어떻게 합니까? 여기 와서 이럴 시간에 빨리 아기엄마를 찾으세요”라는 무성의한 대답으로 일관했다.

딱한 사정을 들은 친구의 도움으로 현재 식당에서 일하게 됐다. 하지만 처음 하는 일인데다 아이를 돌보면서 시간제로 하는 것이어서 수입은 변변치 않다. 월세 내고 아이 분유와 기저귓값으로 쓰면 남는 게 없다.

더구나 배씨는 고관절쪽 뼈가 썩어가는 ‘고관절 무혈성 괴사’로 왼쪽 다리가 불편하다. 그런 다리로 4층 원룸에서 식당까지 절뚝이며 해운이와 출ㆍ퇴근하고 있다. 다리를 수술하려면 300만 원 정도가 든다. 돈도 부족하지만, 수술할 경우 6개월 정도 해운이를 봐 줄 사람이 없는 게 더 문제다.

두 사람이 사는 원룸은 아빠와 아이가 함께 자는 침대 하나, 보행기, 그리고 작은 주방이 전부다. 이번 장맛비로 물난리를 겪으면서 천장은 시커멓게 변색됐고 벽지는 군데군데 일어났다. 그렇지만 배씨에게는 이런 불편쯤은 해운이 출생 신고만 할 수 있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싱글 맘은 혼자 출생 신고를 할 수 있어요. 싱글 파더는 절대 안 돼요. 법은 혼자 있는 엄마만 보호하는 게 아니라 혼자 있는 아빠들도 보호해야 하잖아요. 아빠는 할 수 없으니까 너무 힘들고 억울해요, 이건 명백한 차별입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후견인 :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박정우 신부

 

 

 

 

 
▲ 박정우 신부

 

 


신자는 아니지만 출생 신고도 못 한 채 어렵게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미혼부모기금은 어려운 미혼부도 지원합니다. 아빠가 수술받는 동안 아기는 잠시 입양원 등에서 보호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후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배기문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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