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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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폭력 남편에서 벗어났지만 아이들과 살 길 ‘막막’

20년간 남편의 가정 폭력에 시달려자녀에게도 폭력, 결국 경찰에 신고잠시 쉼터 생활중, 심리치료 시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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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째 남편에게 매맞고 살아온 김정아씨가 자녀들과 함께 살며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김정아(가명)씨는 20년간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 왔다.

지인의 소개로 만나 결혼한 남편은 신혼 초부터 술만 마시면 거친 욕설과 함께 그녀를 마구 때렸다. 주먹질은 물론 발길질도 서슴지 않았다. 임신 중에도 남편의 폭력은 그치지 않았다. 심지어 셋째를 가졌을 때는 남편이 있는 힘껏 배를 차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중소기업에 다니던 남편은 신혼 초 IMF 여파로 회사가 문을 닫자 “재수 없는 너를 만나 직장을 잃었다”며 김씨를 폭행했다. 그렇게 시작된 남편의 폭행은 하루가 멀다 하고 20년째 이어졌다. 처음에는 얼굴과 몸을 가리지 않고 마구 때리다가 동네에 소문이 나자 그 후로는 눈에 띄지 않는 데만 때렸다. 하루는 남편에게 심한 발길질을 당한 후 그녀는 일어날 수 없었다.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을 만큼 온몸에 고통이 밀려왔다. 큰일이 났구나 싶어 동네 지인에게 연락해 그의 도움으로 병원에 갔다. 골반에 금이 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며칠 입원해 안정을 취하고 상황을 보자는 의사의 권고에도 그녀는 간단한 진통제만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은 그녀에게 꼴보기 싫다며 금 간 골반에 또다시 무자비하게 발길질을 했다. 그때 제때 치료를 하지 못한 그녀는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남편의 폭력은 자식에게까지 이어졌다. 고등학생인 큰딸은 물론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와 겨우 네살배기인 막내에게까지 주먹질, 발길질을 서슴지 않았다.

남편은 가정을 등한시했지만 시댁일 만큼은 끔찍이 돌봤다. 상의 없이 집 담보 대출을 받아 시아주버니에게 돈을 줘 빚더미에 앉게 됐다. 풍선아티스트와 페이스 페인팅 자격증이 있던 김씨는 성치 않은 몸으로 행사장에서 풍선 장식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나눠주는 아르바이트 일을 하면서 자녀들을 키웠다. 하지만 그 돈도 남편에게 뺏기기 일쑤였다.

지난 여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아빠가 때린다”며 울면서 전화했다. 급히 집으로 달려갔는데 그때까지 남편은 아들을 때리고 있었다. 김씨는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남편을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경찰과 가정폭력 긴급전화 1366의 도움을 받아 모처의 쉼터에 살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또 한 번 억장이 무너지는 일을 겪었다. 학교 문제로 집에 남게 된 딸이 아버지에게서 몹쓸 짓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딸은 집을 나와 청소년 보호시설에 있다. 현재 김씨와 세 자녀는 심리적 외상이 심해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김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몸만 빠져나와 살길이 막막하다”며 “아이들이 모두 모여 안정적으로 치료받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후견인: 소숙희(안나)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시설장

 

 

 

 

 
▲ 소숙희 시설장

 

 


하느님의 피조물인 인간 모두가 차별 없이 존엄성을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힘든 걸음을 내딛는 피해 여성과 자녀에게 위로와 나눔을 통해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정아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3일부터 9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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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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