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기관/단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사랑이피어나는곳에] 이국땅에서 홀로 난소암 투병하는 럿타씨의 눈물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 럿타씨가 난소암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 정은주 사무국장



‘제발 나를 버리지 마세요…. 나는 지금 혼자예요.’

삐뚤빼뚤한 글씨로 쓰인 한국어 문장이 공책에 빼곡했다.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 럿타(29)씨는 공책을 펼쳐 보이고는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는 겁을 먹은 듯 오래도록 말없이 눈만 깜박거렸다. 럿타씨는 난소암으로 투병 중이다.

럿타씨는 지난해 9월부터 아랫배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단순 복통인 것 같아 동료가 주는 복통약을 먹으며 농장일을 했다. 한국에 올 때 빌린 돈을 갚으려면 일을 쉴 수 없었다. 비닐하우스 한 편에 마련된 조립식 숙소에서 생활하며 하루 10시간 넘는 중노동을 견뎌냈다. “씻을 곳도 없고, 편히 쉴 데도 없었어요. 그래도 돈을 벌어 고향에 돌아가야 하니까….”

그러나 밭에 쪼그려 앉아 상추와 치커리를 딸 때마다 배가 쑤셔왔다. 이유를 알 수 없이 배가 점점 부풀어 올랐다. 럿타씨는 사장님한테 혼날까 봐 병원에 가보겠다는 말은 꺼내지도 못했다. “다른 동료가 아프다고 말했을 때, 사장님이 며칠간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도 안 걸었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올해 1월, 배가 만삭만큼 부풀어 오른 뒤에야 처음 병원을 찾을 수 있었다. 산부인과 의사는 “사망할 위험이 있으니 어서 캄보디아로 돌아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도 일찍이 부모님을 잃고 혼자 가난하게 살아왔던 럿타씨였다. 아픈 그를 돌봐줄 사람도, 수술비를 마련한 길도 없었다. 절망한 그는 병원 앞에서 목놓아 울었다.

럿타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 100명과 한국 이웃 40명이 마음을 모아 수술비를 마련했다. 긴급수술을 받고 지름 30cm 크기의 거대 난소낭종을 제거한 상황이다. 다행히 한쪽 난소는 지킬 수 있었다. 현재는 약을 먹으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남은 수술비와 치료비. 럿타씨는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캄보디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며 “더 이상 그분들께 신세를 질 수는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럿타씨는 이주 노동자 여성 쉼터에서 지내고 있다. 이주 노동자 인권지원센터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한국말도 배운다. 여전히 꿈이 있기 때문이다. “몸이 얼른 나았으면 좋겠어요. 다시 일자리를 구하고 열심히 일해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리고 교사가 돼서 어려운 아이들을 도울 거예요.”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





후견인 / 정은주 사무국장 (이주 노동자 인권지원센터 ‘지구인의정류장’)

럿타씨는 수술 후 현재 이주 노동자 여성 쉼터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가족도 없이 홀로 한국에 살고 있습니다. 럿타씨의 건강 회복을 위한 치료비 후원이 절실합니다. 따뜻한 도움을 청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럿타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28일부터 4월 3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1-03-2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30

갈라 5장 15절
그러나 여러분이 서로 물어뜯고 잡아먹고 한다면, 서로가 파멸할 터이니 조심하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