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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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무차별 가정폭력, 엄마는 병들고 아이들은 정서 장애

6년간 남편 폭력에 시달리다 아이들 데리고 집 탈출,,,보호시설 임시 입소, 두 아이는 심리·자폐 치료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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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에 왜 냄새가 나! 이걸 먹으라고 내놓은 거야. 너나 처먹어!”

처가에서 보내온 김치에 냄새가 난다며 밥상을 엎은 남편은 우악스럽게 아내의 목덜미를 잡고 입을 벌린 후 김치를 쑤셔 넣었다. 그리고 콧속으로 김칫국물을 들이부었다. 아내가 고통스러워하자 반항한다며 머리채 잡고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아내는 머리채를 잡힌 채 이 방 저 방 거실로 끌려다니며 남편이 지칠 때까지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했다. 이를 지켜본 두 어린아이는 공포에 질려 말을 하지 못했고, 세 살 막내는 경련하며 틱장애를 보였다.

조 아녜스(가명, 38, 사진)씨는 결혼생활 6년 동안 하루가 멀다고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다. 신혼 초 임신을 했는데 이혼 경력이 있었던 남편은 아이를 원치 않았다. 그때부터 아이를 지우라며 폭언과 폭력을 행사했다. 아침 밥상에 순두부 찌개를 올렸다고, 달걀 유통기한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한다고, 결혼지참금이 적다고, 돈을 벌어오지 않는다고 때렸다. 조씨는 그때마다 무조건 “잘못했다”며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임신중독증으로 제왕절개술을 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인데도 남편은 “본인이 관리를 잘못해서 그런 것”이라며 수술 동의를 해 주지 않자 의료진이 “현재 응급 상황이며 아이와 산모 모두 위험하다”고 간곡하게 전화로 설득한 후에야 출산할 수 있었다. 출산 다음날에야 병실을 찾아온 남편은 겨우 의식을 찾은 조씨에게 생수 한 병을 머리에 들어붓고는 “이혼하자”고 했다.

조씨는 갓 태어난 아기 때문에 이혼할 수 없었다. 성치 않은 몸으로 집에 들어가자 또 폭력은 시작됐고, 새벽마다 휴대폰을 뺏고는 집 밖으로 쫓아냈다. 조씨는 “폭우가 쏟아지는 밤에 아이들과 쫓겨나서 새벽 3시까지 길에서 헤매다 이를 본 편의점 주인이 휴대폰을 빌려줘 남편에게 전화했더니 잠을 깨웠다고 집으로 불러들여 또 때렸다”고 서러움을 토했다.

조씨는 지난해 7월 매 맞는 자신을 보면서 공포에 질려 떨고 있는 아이들과 눈이 마주친 후 ‘아이들을 살려야겠다’고 결심하고 맨몸으로 아이들과 집을 나와 보호시설에 입소해 생활하고 있다.

조씨는 최근 어린이집 입소를 위해 막내가 받은 영유아검사에서 언어 지체와 자폐 의심 진단을 받고는 또 한 번 무너져 내렸다.

조씨는 “두 아이의 심리 치료뿐 아니라 막내의 언어 치료와 자폐 치료를 위한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다”며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조씨는 보호시설 규정에 따라 오는 7월이면 퇴소해야 한다. 조씨는 아직 이혼 소송 중이어서 어떤 사회적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이 엄마와 떨어지는 걸 무서워해 일자리도 구할 수 없다.

초점 없는 눈으로 고개를 숙이고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던 조씨는 “아이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말 만큼은 응시한 채 큰 소리로 말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후견인: 소숙희(안나)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시설장

 

 

 

 

 
▲ 소숙희 시설장

 

 


매 맞은 상처 딱지가 아직도 남아있을 만큼 폭력에 시달린 여성입니다. 엄마의 상처도 깊지만, 말뿐 아니라 마음을 닫은 두 어린 남매의 상처가 큽니다. 아이들이 잘 치료받고 엄마도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조 아녜스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18일부터 2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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