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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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전신 마비 남편 돌보는 팔순 아내 “남편 따라 죽고 싶어요”

50년 채소장사하며 열심히 살았지만 할아버지, 뇌경색으로 6년째 투병중정부지원금으론 입원비 안 돼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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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덕순씨가 눈시울을 붉히며 병상에 누운 남편 이정남씨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다.

 

 


“오늘이라도 우리 남편이 하늘나라에 가면 좋겠어요. 평생 소처럼 일만 했는데, 하루라도 빨리 편히 쉬었으면….”

6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져 온몸이 마비된 이정남(81)씨 얼굴을 어루만지며 부인 홍덕순(80)씨가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는 최근 갑자기 혈압이 떨어져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위험한 고비는 넘겼지만, 오랜 투병으로 몸이 약해져 언제 상태가 나빠질지 모르는 상황. 홍씨는 홀로 며칠째 뜬눈으로 마음을 졸이며 남편 곁을 지키고 있다.

“우리 부부는 서울 모래내시장에서 시작해 50년 동안 채소 장사를 했어요. 남편은 몸도 단단하고 힘이 세서 무거운 것도 잘 들고, 체력이 좋았죠. 쉬는 날 없이 날밤 새워가며 참 부지런하게 일했어요. 그렇게 듬직했던 양반이 호강 한 번 못하고 이런 초라한 모습으로 갈 날만 기다리고 있다니….”

몸을 깎아가며 일한 이씨는 중년이 되자 건강히 급격히 나빠졌다. 탈장으로 고생하고, 전립선암에 걸려 수술했다. 허리도 망가져 2번이나 수술했지만, 요통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겨우 일궈낸 채소 가게가 재개발로 헐리게 됐다. 쥐꼬리만큼 나온 보상금은 임대 아파트 하나 구하는 데 다 써버렸다. 가게에 딸린 작은 단칸방에 살았던 부부에게 새 보금자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먹고 살기 위해 이씨는 부인과 함께 고향인 일산으로 떠나 폐지수집을 했다. 이미 온몸에 성한 곳이 없어진 그는 무리하게 일을 하다 뇌경색으로 말은커녕 손가락 하나 까딱 못 하는 신세가 됐다. 부인 홍씨가 홀로 6년 동안 남편을 먹이고 씻겼다. 그 과정에서 본인도 허리가 삐끗하고 무릎 연골이 다 닳아 걷기 힘든 지경이 됐다. 오랜 간호로 우울증도 찾아왔다. 하지만 병원에 가질 못하고 있다. 부부가 매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계급여와 노령연금으로 받는 70만 원. 최소한의 생활비와 이씨의 통원 치료비로 쓰고 나면 남는 게 없다. 홍씨는 이번 병원 입원 비용이 걱정이다. 하지만 달리 도움을 구할 사람이 없다. 자식으로 4남매를 뒀지만, 다들 힘들게 사는 탓에 쉽사리 연락하지 못한다. 얼굴을 못 본 지도 오래됐다. 전 재산을 놀음으로 탕진한 아들은 교도소에 가 있다.

“우리가 제대로 못 살아 애들이 지금 힘들게 사는데 어떻게 도와달라고 하겠어요. 가난하게 키운 게 그저 미안해요.”

홍씨가 깊은 한숨을 쉬며 남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코에 산소 호흡줄과 함께 ‘콧줄’로 불리는 유동식 투입 튜브를 낀 채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모습. 홍씨는 평생 함께 산 남편이 낯선 사람처럼 느껴져 속상하고 슬프다. “남편이 죽으면 그냥 나도 따라 죽고 싶어요. 앞으로 혼자 어떻게 살죠….”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의정부교구 정발산본당 류재춘(세바스티아노) 빈첸시오회

 

 

 

 

 
▲ 류재춘씨

 

 


평생 일터와 건강을 잃고, 자식들마저 잃은 것보다 못한 관계인 이정남ㆍ홍덕순님 부부는 앞으로 살길이 막막합니다.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내시는 이들이 남은 생이라도 세상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많은 사랑과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이정남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9월 4일부터 10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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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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