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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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발달장애 아들 폭력, 온몸으로 받아내는 엄마의 눈물

가정폭력 일삼던 남편 13년 전 이혼20대 장애 아들, 24시간 힘겹게 돌봐작은아들 우울증, 경제적 고충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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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정정래씨가 큰아들 상현씨에게 “아들아, 우리 주님 안에 행복하자”며 말을 건네고 있다.



“다 굶어 죽든지 말든지. 알아서 살아!”

정정래(모니카, 56)씨의 남편은 그렇게 비정하게 집을 나갔다. 남은 건 단돈 2000만 원에 발달장애를 가진 큰아들 상현(아우구스티노, 24)씨와 연년생 작은아들이었다. 그렇게 갈라선 지도 13년째. 엄마는 지금도 매일 밤낮 아들의 대소변을 봐준다. 하지만 매일같이 이유 없이 엄마의 머리채를 잡고 뒤흔드는 아들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게 일상이다.

“애 아빠가 상현이를 그렇게 때렸어요. 밥 먹다가도 뺨을 때리는 건 보통 일이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폭력을 행사했어요. 상현이의 존재를 못마땅해 했던 거죠. 그렇게 제 탓을 하더니 집을 나가버렸죠.”

엄마 정씨는 말하지 못하는 아들에게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그러다 상현씨가 소리를 치고 물건을 던지면 엄마는 여지없이 맞으면서 말려야 한다. “어떻게 해요. 내 아들인데….”

정씨는 이혼 후 단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모든 걸 떠안은 정씨는 아이들을 혼자 챙겨 학교를 보냈고, 큰아들 곁을 지켰다. 자신의 아픔은 돌아볼 수도 없었다. 상현씨는 자기표현을 전혀 못 한다. 그저 눈빛으로만 상태를 알 수 있다. 한 번은 상현씨가 폐기흉이 심하게 왔는데도 크게 드러나지 않아 두 달 넘게 병원에 가지 못했다. 의사는 “이렇게는 살 수가 없었을 텐데, 어떻게 참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리고 수술을 두 번 했다. 엄마는 또 눈물을 삼켜야 했다.

엄마의 어깨에 큰 짐은 하나 더 있다. 어릴 때부터 우울증이 심했던 작은아들은 부모 이혼 후 더 심해졌다. 심리 치료도 오래 받아봤지만, 형과 씨름하는 엄마를 본체만체하고 있다.

생계가 너무 힘들어져 정씨는 6년 전 장애인활동보조인 자격을 취득해 다른 장애아를 하루 3~4시간씩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세 식구가 10평 남짓한 지하방에서 엄마 월급 100여만 원과 기초생활수급비 30만 원, 장애 수당 40만 원으로 지낸다.

정씨는 막막한 나날을 보내다 무작정 성당을 찾아가 세례를 받았다. 세 식구 모두 주님의 자녀가 됐고, 서울 광장동본당 발달장애인 주일학교 ‘주바라기’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상현씨가 기분 좋은 날만 갈 수 있다.

정씨는 “밖에 나가면 차가 와도 뛰고, 드러누워서 통제하기 어렵지만, 주바라기 주일학교를 통해 친구들과 미사에 참여하면 그때는 진정되기도 한다”며 “코로나 이후 매일 가톨릭평화방송 TV매일미사를 켜놓으면 조용히 시청한다”고 했다.

엄마는 아들이 자유롭게 지낼 시설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현재 다니는 평생교육센터도 기한이 5년인데, 현재 4년째에 이르렀다. “아이한테 평생 ‘엄마’ 소리 한 번 듣지 못했지만, 몸과 마음으로 품고 살아야죠. 힘겹지만, 우리 식구가 조금이라도 행복한 날이 오길 주님께 기도합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김재리 로사 / 서울대교구 광장동본당 나눔의묵상회 총무

▲ 김재리 총무



홀로 두 아들을 힘겹게 키우느라 몸과 마음을 돌보지 못하는 정정래 자매님의 가정을 위해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이 희망을 전해주세요.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





※정정래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10월 2일부터 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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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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