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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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쪽방에서 홀로 암 투병, 당장 먹고 살 길 ‘막막’

아내의 식당 망하며 집안 풍비박산,,가족들과 떨어져 13년간 노숙 생활,,정부 지원금으론 월세·식비도 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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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현씨가 곰팡이가 잔뜩 슨 좁고 낡은 부엌에서 끼니를 준비하고 있다.

 

 


방광암 환자 김정현(베드로, 71)씨는 화장실도 없는 월세 15만 원짜리 반지하 단칸방에서 6년째 혼자 살고 있다. 가족과 헤어지고 13년 동안 거리에서 노숙생활을 했던 그에겐 이 공간조차 천국이나 마찬가지다. 씻는 건 곰팡이가 잔뜩 슨 좁은 부엌에 달린 수도꼭지 하나에 의존한다. 배에 장루(인공항문)를 만든 탓에 조심해서 씻어야 하는데, 작은 물줄기론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김씨가 아픈 몸을 이끌고 향한 곳은 주변에 있는 근린공원. 이곳에서 쓰레기 줍는 일을 하며 월 27만 원씩 받는다. 구에서 제공한 ‘노인 일자리’도 이번 달로 끝이라 막막한 심정이다. 매달 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는 등 의료비로 들어가는 돈만 100만 원. 거기다 월세와 식비까지 충당하려면 노령연금으로는 턱도 없다. 김씨가 웃옷을 들어 올려 장루를 보여주며 씁쓸하게 웃었다.

“장루 주머니가 3달 치에 32만 원인데, 돈이 부족해서 한 번 사면 사흘에 한 번 갈아야 할 것을 일주일에 한 번 갈아요. 건강과 위생에 안 좋은 건 알지만 어쩔 수 없죠.”

딱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초생활 보호대상자가 아니다. 20년간 만나지 못했는데도, 가족이 있다는 까닭이다. 구청에선 도움을 호소하는 그에게 연락이 끊긴 아내와 ‘이혼하고 오라’고 되풀이할 뿐이다. 하지만 김씨는 결코 이혼할 생각이 없다. 가톨릭 신자로서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는 말을 지키기 위해서다.

1979년 명동대성당에서 혼인한 그는 아내와 아들딸과 함께 성가정을 이뤄 살았다. 하지만 2003년 아내가 운영하던 식당이 경영난을 겪어 사채까지 끌어쓰는 바람에 결국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집이 넘어가자 아내와 자녀들은 처가로 들어가 살기로 했다. 하지만 처가와 사이가 좋지 않던 김씨는 혼자 무일푼으로 거리에 나왔다. 몇 년 뒤, 아들은 군에 입대하고 딸은 결혼했단 소식을 우연히 들은 뒤론 소식조차 영영 알 수 없게 됐다. 이후 노숙인이 돼 거리를 전전하며 몸이 상한 김씨는 어느 날 피오줌을 눴다. 놀랐지만 돈이 없기에 병원에 갈 수도 없었다. 그렇게 수년간 피오줌을 누던 그는 우연히 예전에 알던 한 신자 도움을 받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방광암이 많이 진행된 데다 전립선까지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었다.

“얘기 듣는데 화도 안 나더라고요. 혈기왕성해야 화도 날 텐데. 워낙 피오줌을 많이 눠서 피가 없어서 그랬나 봐요.”

이미 40대가 됐을 아들과 딸이 결혼해 잘 사는지, 손주는 봤을지 김씨는 궁금한 게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기도뿐이다. 김씨는 매일 미사에 참여해 간절히 기도한다. ‘가족을 다시 만나게 될 그 날까지만이라도 건강을 지키고 싶습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후견인 : 이종현 베네딕토(서울대교구 천호동본당 사회사목분과장)

 

 

 

 

 
▲ 이종현 분과장

 

 


김정현씨는 가족과 떨어져 어려운 환경과 편치않은 몸으로 생활하면서도 성령기도회, 레지오 마리애 등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 생계를 유지하던 노인 일자리도 곧 끝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정현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11월 20일부터 2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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