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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생활고 겪는 장애인 이운성 신태분씨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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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부부 이운성(베드로 59 서울 상계동본당)ㆍ신태분(수산나 54)씨 가족 이야기는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지 그러면서 얼마나 감사할 줄 모르고 사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이씨는 4살 때 홍역으로 시력을 잃었다. 그때 이후 지금까지 55년을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어두움 속에 살고 있다. 26살에 부인 신씨를 중매로 만나 결혼한 것은 이씨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다. 신씨도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지만 돈벌이만 된다면 어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빠듯한 살림을 꾸리며 2남1녀를 키웠다.
 평생 남의 집으로만 떠돌다가 4년 전 21평짜리 임대 아파트를 처음 장만했을 때 부부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친척들 도움과 빚을 얻어 겨우 장만한 것이었지만 편히 발 뻗고 잘 수 있는 내 집 이 생겼다는 기쁨에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그런 이씨 가정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은 2002년 큰아들이 순간적 실수로 5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되면서였다. 정신적 충격에 과로가 겹친 신씨는 지난해 말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져 수술을 받고 사경을 헤매다가 겨우 살아났다. 목숨은 건졌지만 1년 동안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태다.

 하나밖에 없는 딸은 지금 정상이 아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앓아온 우울증과 정신 질환으로 계속 약을 복용하고 있다. 정상적 사회생활이나 돈벌이는 꿈도 못꿀 일이다.
 현재 이씨 가정의 유일한 수입은 둘째 아들이 가져다주는 월 50여만원이 전부다. 고졸로 변변한 직장을 갖지 못한 채 이리저리 떠돌면서 하는 막일로 버는 돈이다. 아파트 관리비와 공과금만 해도 매달 20여만원꼴. 게다가 큰아들 변호사 비용과 부인의 수술비로 적잖은 빚을 졌다. 없는 살림에 그 이자까지 감당해야 한다.

 부부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절대로 주일미사를 거르는 법은 없다. 이씨는 새벽 5시면 꼭 일어나 기도를 바친다.

  제 처지에 주제넘는 짓이지만 우리 집보다 어려운 이들 굶주림에 허덕이는 북한동포와 아프리카 난민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하나 같이 힘든 처지인 가족을 위해서는 물론이고요. 하느님께서 꼭 들어주시리라 확신한답니다.

 남편 기도 덕분인지 힘든 삶에 지칠 만도 한 부인의 얼굴에는 찌든 기색이 없다. 외려 걱정한다고 될 일이냐 고 반문하는 신씨.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께 의탁하며 사는 신앙 아니고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았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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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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