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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아이에게 아름다운 세상 보여주고파"

두개골 조기 유합증 앓는 아들 돌보는 김성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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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개골 조기 유합증 수술을 받은 다니엘군과 엄마 김성숙씨(가운데)를 서울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회 한경숙 사무장이 방문해 위로하고 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엄마, 자꾸 머리가 아프고 눈이 빨개져요."

 김성숙(에디타, 46, 서울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회)씨는 아들 김다니엘(11)군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안과와 소아과를 오가며 찾아낸 아이의 병명은 두개골 조기 유합증. 두개골 봉합선이 굳어 두뇌의 성장을 억제하는 이 병은 두개 내압이 상승하면서 안구가 돌출하고, 시신경 압박으로 시력장애 등이 나타난다.

 "엄마인 제가 시각장애인 것도 미안한데, 장애까지 물려준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파요."

 조기 수술이 중요하다는 말에 급히 8시간의 대수술을 받은 다니엘은 다행히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문제는 병원비. 김씨는 3000여만 원에 달하는 엄청난 수술비와 입원비, 이후 통원 치료비를 어떻게 마련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5살 때 중도실명하고 고아원에서 자란 김씨는 손 벌릴 친인척이 하나도 없다. 남편은 오래전 떠나 연락이 없다. 안마 일을 하며 혼자 힘으로 먹고살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사업이 잘못돼 빚만 6000여만 원 졌다. 얼마 전까지 일하던 안마소는 화재로 문을 닫았고 지금은 이집저집에서 신세를 지며 간간이 들어오는 일을 하고 있다.

 다행히 아이는 선교회의 한 봉사자 가정에서 돌봐주고 병간호도 해주고 있지만 언제까지 신세를 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씨 가정의 한 달 수입은 기초생활보장수급비와 장애인 수당을 모두 합쳐 80여만 원. 생활비와 빚 갚는 데만도 빠듯한 살림에 병원비까지 보태졌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못해줄 때 가장 마음이 아파요."

 수학과 과학을 제일 좋아하는 다니엘은 지리학 박사가 되는 게 꿈이다. 지하철 1~9호선 역사 번호와 이름을 모두 외우고 있는 그는 엄마에게 늘 "시각장애인을 위해 시끄럽지 않은 지하철을 만들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올해는 복사단에 지원해 미사 때 봉사하고 싶었는데, 수술로 그마저도 못하게 됐다.

 선교회 성가대 단장으로 봉사해온 김씨는 "다니엘만이라도 하느님이 주신 이 아름다운 세상을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다면, 더 열심히 하느님을 찬양하고 봉사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한경숙(마리안나) 선교회 사무장은 "어려움 중에도 하느님을 굳게 믿으며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이 가정에 평화신문 독자들의 따뜻한 손길이 전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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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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