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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건강했던 아들이 이렇게 될 줄은…

군 복무중 사고로 사지마비된 아들 돌보는 김미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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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애씨가 군 복무 중 사고로 사지마비가 된 아들을 부둥켜안고 울고 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가슴이 너무 아파 숨을 못 쉬겠어요."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아들을 앉혀 놓고 팔다리를 열심히 주무르던 김미애(53)씨가 눈물을 쏟았다.

 뒤틀린 팔다리를 계속 주물러주지 않으면 몸이 굳는다는 말에 김씨는 새벽 두세 시까지 잠도 자지 않고 아들의 팔다리를 주무른다. 엉덩이에 손바닥만하게 생긴 욕창은 다행히 아물어가지만 아들의 썩은 살을 도려내는 광경을 본 충격은 아직도 깊은 쓰라림으로 남아있다.

 아들 서상은(22)씨는 군 복무 중 원인불명의 사고로 사지가 마비됐다. 사고 직후 아들은 군 병원이 아닌 일반 병원으로 후송됐다. 군에선 아들이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다고 하지만, 김씨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얼마나 착한 아들이라고요, 제 아들이라서 하는 자랑이 아니라 정말 착한 아들이거든요…."

 술, 담배도 하지 않고 여자 친구를 사귄 적도 없는 아들은 군대에 가기 전 학교 수업이 끝나면 집에 돌아와 농사일을 거들었다. 어머니가 일하고 돌아오면 피곤이 풀리라고 발을 지압해주고, 어깨도 주물러주고, 귀지도 파주던 착하디착한 아들이었다.

 주위에선 누군가에게 가격을 당한 것 같다며 법에 호소해 보라고 한다. 하지만 돈도 없고, 소송을 하러 이리저리 뛰어다닐 동안 아들을 돌봐 줄 사람도 없어 아들이 일어나기만을 바라며 돌보는 것이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처음엔 이렇게 오래 누워 있을지 몰랐어요. 금방 깨어날 것만 같았는데…."

 15개월 동안 병원비로 나간 돈은 6000여만 원.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누나가 월급 110만 원에서 아끼고 아껴 모은 돈 4000만 원도 모두 병원비로 썼다.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아버지는 일이 없을 때는 고물을 주워 돈을 번다. 이제는 한 달 병원비 170만 원을 낼 수 없어 퇴원해 집으로 가려 한다. 전셋집은 월세로 옮겨야 할 판이다.

 74㎏이던 아들은 20㎏가 넘게 살이 빠졌지만 키 180㎝ 아들을 혼자 돌보는 일은 쉽지 않다. 남들은 간병인을 쓴다지만 한 주에 50~60만 원 하는 간병비를 댈 수 없어 혼자 힘으로 돌봤더니 손목과 허리에 골병이 생겼다.

 어머니는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아들을 묵묵히 먹이고, 입히고, 씻긴다. 하지만 아들이 먹은 걸 소화시키지 못하고 다 토해낼 때는 옷과 시트를 갈다 그냥 둘이 죽어버리자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는 아들 간호에 몸무게가 8㎏나 빠지고 신경을 많이 써 이가 다 부러질 정도로 몸이 약해졌다. 그런데도 돈이 없어 옆 환자 간병인이 나눠주는 밥과 주위 사람들이 주는 반찬으로 하루 두 끼를 겨우 때운다. 물만 먹었더니 하도 속이 쓰려 빵을 사먹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아픈 아들을 두고 혼자 먹은 게 미안하다"며 눈물을 삼켰다.

 김영철(의정부교구) 원목 신부는 "나라를 지키던 군인이 군대생활 중 다치게 됐는데 보상은커녕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없는 살림에 힘들게 생활을 유지해온 이 가정에 평화신문 독자들이 용기와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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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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