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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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맞은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 소장 겸 서울대교구 단중독사목위원회 위원장 허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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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중독이라는 재미없는 사목을 어떻게 20년을 했냐고 묻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데 저는 술이라는 늪에 빠진 분들의 손을 잡아 세상으로 끌어 올려줄 수 있는 일을 20년간 할 수 있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코올중독자의 회복을 위해 1999년 문을 연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가 20주년을 맞았다. 서울대교구 단중독사목위원회 위원장이자 단중독사목위원회 산하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 소장인 허근 신부는 지난 20년을 “알코올중독자들을 사랑하며 걸어온 시간”이라고 말한다. 사제가 된 이후 알코올중독에 빠졌던 경험이 있었기에 허 신부는 누구보다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잘 이해하고 보듬었다.

“알코올중독에 빠졌을 당시에는 하느님의 소리도 들리지 않고, 하느님이 보이지 않는 시간이 계속되더군요. 중독에서 회복된다는 것은 결국 하느님을 되찾는 것이고, 저와 같은 힘든 일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하느님을 찾아주고 싶어 단중독사목을 지금껏 해오고 있습니다.”

늘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시대다. 때문에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들에 우리는 집착한다. 그것이 술이 될 수도, 마약, SNS, 쇼핑이 될 수도 있다.

허 신부는 “사람들은 어떤 목적지에 빠르게 도달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술이나 도박에 빠지곤 한다”며 “그러한 정신적인 굶주림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커지며 많은 폐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가톨릭교회 안에서 뿐 아니라 밖에서도 단중독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마약이든 술이든 중독의 종착지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마약중독으로 죽음을 맞이한 이들도 많이 있죠. 하느님에게 받은 소중한 생명을 쉽게 포기해버리는 것은 큰 문제이며 이러한 이유로 교회는 단중독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가 추구하는 가치는 전인적 치료다. 단중독사목을 담당한 뒤 밤늦게까지 사제관의 불을 밝히며 알코올중독자 회복을 위한 공부에 매진한 허 신부는 지난 2012년 서울기독대학교에서 ‘알코올중독자의 회복을 위한 단기통합프로그램 개발과 효과성 평가’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허 신부는 “1차적으로는 알코올중독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회복에 집중하지만 최종적으로는 그들의 영적인 회복을 돕기 위해 센터는 노력하고 있다”며 “중독자들이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묵상할 수 있는 피정이 알코올중독 치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20년 전, 알코올중독 치료를 마치고 나오던 허 신부의 눈에 하나의 성경구절이 들어왔고 새 길을 찾는 계기가 됐다.

‘예전의 일들을 기억하지 말고 옛날의 일들을 생각하지 마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하려 한다.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너희는 그것을 알지 못하느냐? 정녕 나는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내리라.’(이사 43,18-19)

“이 말씀을 읽고 묵상을 하다가 나처럼 고통받는 사람을 위해 남은 사제생활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고(故) 김옥균 주교님을 비롯한 많은 동료 사제들이 제 손을 잡아줬기에 이 자리까지 왔고, 저도 어려움을 겪는 많은 분들의 손을 잡아주며 남은 사제의 길을 보내고 싶습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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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2-03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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