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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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톨릭생명윤리자문위원회 박은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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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분야와 관련해 교회에 제언하는 서울대교구 가톨릭생명윤리자문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주교, 이하 자문위)가 6월 24일 헌법재판소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약칭 연명의료결정법) 제19조 ②항이 삭제돼선 안 된다”는 내용이 골자로, 지난해 6월 28일 접수된 한 의사의 헌법소원(2019헌마683)에 관한 의견서다.

당시 이 의사는 연명의료는 중단해도 영양분과 물 공급은 지속하도록 한 연명의료결정법 제19조 ②항이 개인의 행복추구권과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심판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헌재는 해당 사건을 심리 중이다. 해당 조항은 연명의료결정법 제정 당시 환자 목숨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 격으로 도입된 조항으로, ‘연명의료중단등결정 이행 시 통증 완화를 위한 의료행위와 영양분 공급, 물 공급, 산소의 단순 공급은 시행하지 아니하거나(이하 유보) 중단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나와 있다.

6월 2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에서 만난 자문위 위원 박은호 신부(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소장)는 해당 조항의 “영양분과 물 공급은 ‘기본적인 돌봄’이지, ‘의료 행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해당 헌법소원에서 의사는 영양분과 물 공급도 의료 행위로 보고, 연명의료 유보·중단 결정에 따라 유보·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영양분·물 공급은 생명 보존을 위한 ‘자연적 수단’일 뿐 환자의 질병을 고치는 등의 ‘의료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박 신부는 이번 의견서 작성을 맡았다.

특히 박 신부는 영양분·물 공급을 의료 행위로 보고 이를 중단할 경우, 안락사를 허용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는 연명의료를 유보·중단하는 사람일지라도 영양분·물 공급은 누구나 받아야 할 기본적인 돌봄으로 법이 인정하고 있지만, 만약 헌재 결정에 따라 해당 조항이 삭제되는 등의 일이 생기면 환자나 보호자 의지만으로 영양분·물 공급이 중단돼 환자 죽음을 인위적으로 앞당기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박 신부는 영양분·물 공급은 배고픔과 목마름 현상을 제거해 주고 생명을 보존하는 “최소한의 수단”이라며 “해당 조항이 폐기될 경우 환자의 생명권이 침해될 여러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박 신부는 영양분·물 공급 중단은 말기·임종기 환자에 대한 존엄성 침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생명은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하고 이들의 삶은 어떤 상태에서든 의미가 있는데, 이를 영양분·물 공급 중단으로 돌봄을 받을 권리를 빼앗고 마지막 시간을 방해하는 것은 그들의 생명을 ‘삶의 질’로 평가 절하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박 신부는 “우리는 삶의 마지막까지 그 생명이 자신의 소명을 잘 완수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 그들의 삶을 쉽게 판단하거나 삶이 의미가 없다고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교회는 연명의료와 관련해 “모든 사람의 생명은 마지막 순간까지 존귀하다”(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관한 지침과 해설)고 강조해 왔다. 영양분·물 공급에 대해서도 “인공적으로 투여되는 경우에도, 지나친 부담을 주거나 아무런 이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면, 임종자에게 행해야 할 마땅한 기본적 돌봄에 속한다”(새 의료인 헌장)고 밝혀 왔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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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6-3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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