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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최영수 요한 대주교님을 추모하며 - 최재용 신부

“교구 발전 위해 몸소 봉헌되신 분”. 언제나 형다운 푸근함·다정함 느껴. 천상에서도 교회 위해 전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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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께서 아들의 지극한 효성으로 영광스럽게 승천하시던 날을 기념했던 8월, 우리 민족이 압박의 오랜 세월에서 해방된 날을 경축했던 8월의 마지막 날, 형은 길고 긴 병고의 질곡에서 드디어 해방이 되셨군요. 돌이켜 보면 이것 또한 우리 주님의 큰 배려임을 이젠 깨달으시겠지요.

2007년 대구대교구장으로 착좌하시던 날 우리 동창들은 몹시도 기뻤습니다. 착좌미사 내내 온갖 상념과 옛날의 즐거웠던 나날들이 주마등 같이 지나갔습니다. 같이 외국여행을 하거나 동창회서 만날 땐 어린이 같이 신바람이 나서 경상도 사나이의 멋진 구수함을 뽐내셨습니다. 내가 수원교구 산본성당의 주임으로 있을 때 대주교님의 큰 형님이 마침 본당 신자(최상수 마르코)여서 서울에 올라오시면 꼭 들르셔서 함께 지내곤 하셨지요. 그럴 때마다 동창이긴 하지만 나보다 한 살 위인데다가 푸근함을 보여주는 카리스마적 멋진 모습이 나는 늘 형같이 친근함과 다정함을 느끼곤 했습니다.

대주교님이 주교로 발표되던 날 우리 동창회장인 김충수 신부(서울 대교구 암사동 주임)가 전국 동창들에게 타전을 하면서 서울대교구의 염수정 주교님도 동창이다 보니까 우리 동창이 대박이 터졌다고 신바람나서 호탕하게 웃던 때가 얼마 전이었는데 이런 비보를 듣게 되었군요.

순교자 성월을 시작하면서 대주교님의 선종은 비록 병고의 깊은 질곡을 헤쳐오셨지만 마치 순교자의 자태로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섬을 느낍니다. 대주교님도 김수환 추기경님같이 혹독한 병고의 쓰라림을 견디고 승리하셨기에 만인의 존경을 받는 위치에 우뚝 서게 되는 것 같습니다.

2011년은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의 해가 됩니다. 이를 위해 범 교구적으로 힘찬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희망과 계획들이 원활히 진행되고 성사될 수 있도록 우리 최 대주교님이 하느님께 봉헌됨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천상에서 우리 한국 천주교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대구대교구의 큰 꿈이 잘 성사되도록 전구를 하고 계시리라 우리는 확신합니다.

또한 국제 마리아 사업회(일명 포콜라레)의 성실한 회원으로서 사셨기에 우리나라에 포콜라레(불화로) 운동이 더욱 힘차게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최영수 대주교님의 선종은 인간적으로는 아픔으로 다가오지만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엔 뿌듯함이 자리하게 됩니다.

형! 그동안 고마웠어. 주교로 착좌하시던 날 우리 동창들은 얼마나 으스대고 신바람이 났는줄 아시지요. 그리고 내가 병고에서 시달림을 받고 있을 때 와서 기도해주시고 힘을 북돋아 주신 것 잊지 않을 거예요.

바오로 사도같이 대주교님도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젠 주님의 품에서 100주년을 맞는 대구대교구와 한국 교회 그리고 포콜라레와 우리 동창들을 위해서도 기도 부탁합니다.

 
최재용 신부·수원교구 수원대리구장·동창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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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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