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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주교에게 듣는 신앙과 경제] (47) 사회책임투자와 그리스도인(2)

사회책임투자의 모범 ‘아퀴나스펀드’/ 미국 주교회의 입장 따라 2억 달러 운용/ 성직자가 ‘CEO’ 맡아 ‘기업과의 대화’ 시도/ 생명문제 등 사회에 단호한 입장·규범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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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지 않는 우리 일상 곳곳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뿌리신 하느님 나라의 씨앗을 소중하게 가꿔나가기 위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각종 펀드를 활용한 사회책임투자운동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가톨릭 펀드가 전체 펀드 중 12.5를 넘어설 정도로 사회책임투자운동이 활성화되어 있어 우리 교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미국 가톨릭교회는 주교회의 차원에서 주교회의와 각 교구 운용자금 중 사회책임투자 분담비율을 30로 정하고 이를 미국교회가 2000년 5월 텍사스 주 댈러스에 설립한 아퀴나스펀드 등에 투자해 사회책임투자(SRI)운동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가치 투자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운용기금만 미화 2억 달러에 이르는 아퀴나스펀드는 가톨릭 펀드 중 유일하게 미국 주교회의 입장에 따라 신앙에 부응하는 투자 활동을 펼치고 있어 늘 교회 안팎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이름을 딴 이 펀드가 다른 사회책임투자 펀드와 다른 특징을 꼽는다면 아퀴나스펀드의 회장이자 CEO를 성직자가 맡아 사회적 요소를 스크린하기보다는 기업들과의 대화와 주주권리운동을 실행한다는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퀴나스펀드의 최고책임자인 프릉크 라우쳐 신부는 “아퀴나스에서 개발하는 펀드의 사회책임투자 가치와 기준은 주교회의에서 세운 것이며 우리는 단지 가톨릭 투자자들이 쉽게 그들의 신앙에 부응하는 투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펀드의 성격과 위상을 밝히고 있습니다.

아퀴나스펀드는 낙태와 피임 등 도덕적 윤리적 이슈들뿐만 아니라 그때그때 주교들에 의해 제기되는 주택보급문제, 차별문제, 대량살생무기 등 사회적 이슈들을 구체적인 판단 요소들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낙태 반대 등 생명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 사회에 단호한 입장을 밝히며, 엄중한 척도와 규범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퀴나스펀드가 6년 동안 개발한 4개의 펀드는 5년간 수익률이 23.97에 이르러 가톨릭 투자자들이 사회책임투자를 해도 상대적으로 일반 시장의 수익률에 비해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아퀴나스펀드는 대부분의 경우, 우선 기업 경영인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업 정책을 바꾸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기업에 이득이 된다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이러한 운동을 통해 기업이 입장을 바꾸고 최고경영자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적잖은 성과를 거둬왔습니다. 제너럴일렉트릭(GE)사에서 여성의 관리직 비율을 높이기로 한 결정을 이끌어낸 것과 NBC사가 TV 방송사 중에 가장 폭력이 적은 네트워크 순위에 머물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또한 월풀(Whirlpool’s)사가 가족계획 지원 펀드를 그만두게 하는데 도움을 주었으며, 파이저(Pfizer), 머크(Merck), 존슨앤존슨(Johnson &Johnson), 업존(Upjohn) 등 세계적 제약회사들이 프랑스제 먹는 피임약인 RU-486을 미국 내에서 제조하지 못하게 막아내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아퀴나스펀드는 소극적 청지기 역할을 뛰어넘어 더 많은 이들이 적극적인 그리스도의 사도로 나서기를 원하는 가톨릭 투자자들에게 하느님 나라 운동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용훈 주교 (수원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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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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