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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주교에게 듣는 신앙과 경제] (64)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 현황

재정 지원 체계 하루빨리 구축해야/ 2007년 ‘사회적 기업 육성법’ 만들어 시행/ 정부 주도 ‘영국형 사회적 기업’ 많이 닮아/ 사회적 기업 돕는 ‘사회적 기업’ 만들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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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으로 깊숙이 다가선 사회적 기업은 결국 정부나 어느 개인의 힘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사회적 경제 현상에 대한 해결책과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기업의 사회공헌과 사회운동을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얻고자 하는 그리스도교적인 애덕의 실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로 경제적 영역이 중심이 되었던 과거에 비해 근래 사회적 기업은 복지, 보건과 위생을 필두로 주택, 아동보육, 교통, 식품, 농산물, 환경서비스, 레저 등 인간의 삶과 관계된 거의 전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어떤 거창한 목표나 목적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사회적 기업이 단계적으로 실천해나가고 있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고용확대, 생태계 보전, 건강 의식 향상, 장애인 권익 증진, 재활용 활성화 등의 활동은 결국 주님의 정의를 실현함으로써 이 땅에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고 향유하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기업들의 눈부신 발전과 성가(聲價)에 미래 사회에는 모든 비정부기구(NGO)가 사회적 기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미래연구소인 텔어스연구소(Tellus Institute)는 사회적 기업이 최대 인구를 보유하는 제4의 권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합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사회적 기업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7년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여 사회서비스를 확충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목적으로 ‘사회적 기업 육성법’을 만들어 시행해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직접 나서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고용 창출에 중점을 두던 정책을 수정해 민간영역인 사회적 기업이 이러한 역할을 맡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정부 인증 절차, 창출된 이윤 가운데 2/3의 사회적 목적 재투자(상법상 주식회사인 경우) 의무조항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은 정부 주도로 육성되는 ‘영국형 사회적 기업’을 많이 닮아 있습니다. 관련법이 제정된 이듬해인 2008년 말 현재 총 218개의 사회적 기업이 노동부 인증을 받아 465억 원 매출에 2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기획 및 마케팅 역량, 조직구조 분화와 인적 자원 관리의 안정성, 자금 조달의 어려움 등 많은 면에서 부족한 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고용 효과만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고용의 질이나 사업의 지속성 등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대기업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대기업들과의 연계 사업으로 사회적 기업이 창출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재정지원 서비스를 하는 은행이나 창업투자회사 역할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 없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인 로버츠기업개발기금(REDF)처럼 사회적 기업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 늘어나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때, 사회적 기업이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노동부를 비롯한 정부 차원에서도 단순한 인력 지원만이 아닌 재정 지원 체계를 하루빨리 구축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교회 차원에서도 시대의 징표를 잘 읽어냄으로써 우리 시대가 필요로 하는 현장에서 주님의 도구가 되어 이 세상에 하루빨리 경제적 평화가 정착되는 하느님 나라가 오도록 늘 깨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용훈 주교 (수원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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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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