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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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주교에게 듣는 신앙과 경제] (82) 우리와는 다른 모습의 활약상

창조적 노동 가치 보여주는 협동조합/ 노숙인자활협동조합 ‘코프 라 스트라다’/ 문화 통해 청소년 문제 풀어내는 ‘볼리’/ 사회 다양한 영역에서 ‘사랑·관심’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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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신을 사회화시키고 주님의 창조 역사에 참여하게 됩니다. 인류가 발전시켜온 다양한 형태의 경제 구조나 시스템들은 인간의 창조 의지와 활동을 담아내는 그릇 역할을 합니다. 인간이 만든 수많은 경제 제도 가운데 협동조합은 인간성을 잘 구현하면서 하느님의 창조질서에 부합하는 훌륭한 그릇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구현해나가고 있는 협동조합들은 창조적 노동의 가치를 잘 보여줍니다.

노숙인 자활협동조합 ‘코프 라 스트라다(coop la strada)’

이탈리아의 사회적 협동조합 가운데 지난 1988년 노숙인들의 자립을 목적으로 자발적으로 설립된 협동조합인 ‘코프 라 스트라다’는 협동조합운동의 긍정적 잠재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직업이 없던 노숙인들이 중심이 된 ‘라 스트라다’의 조합원들은 노숙자 쉼터를 관리하는 일뿐 아니라, 공중화장실이나 공원 청소, 경비 업무 등을 맡아 하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도록 서로 돕고 격려하며 자신들의 조합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격리와 수용 중심으로 노숙인 정책을 펴는 우리 사회의 현실과 비교해보면 자활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고 인간성을 꽃피울 수 있도록 돕고 격려하는 모습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문화협동조합 볼리 그룹

볼로냐에서 활동하는 문화협동조합 ‘볼리’ 그룹은 문화를 통해 청소년 문제에 다가서는 성숙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난 2003년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바꾼 ‘볼리’는 청소년 교육과 영상제작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를 혁신하는데 앞장서 오고 있습니다.

150여 명의 직원 가운데 130여 명이 조합원인 ‘볼리’ 구성원들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들이 하는 일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볼리’는 협동조합으로서 장점을 살려 볼로냐시의 교육청과 협력해 청소년들이 적극적이고 자주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줌으로써 젊은이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이 공익성 있는 축제를 하거나 학교 행사를 할 때 관련 전문가들을 보내 더욱 몰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일회적인 행사에 머물지 않고 청소년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맞갖은 능력을 키우도록 도움을 줍니다. 여름학교를 열어 2~3개월 동안 현장학습, 예술 교육 등을 하며 청소년들의 인성 계발에 힘을 합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 라디오 방송에 참여하고 신문을 발행해 주민들과 소통하며 음악·문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뿐 아니라 영화제를 열고 소비자들과 사회 초년생을 위한 강습을 진행하는 등 지역이 문화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침으로써 지역문화를 살찌우면서 청소년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제위기 속에서도 ‘볼리’는 오히려 지역주민들의 사랑과 관심 속에 강한 결속력을 자랑하며 더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협동을 통한 나눔과 사랑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 다양한 모습의 협동조합들의 활약상들은 뜻을 모으고 잘 조직하면, 누구나 예외없이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동체를 풍요롭게 성장시킬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이용훈 주교 (수원교구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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