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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 아침에] ‘오늘’을 살자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사장 조정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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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래 신부



2020! 재미있는 숫자의 조합입니다. Anno Domini, 즉 ‘주님의 해’가 2020번째 되는 해라는 뜻입니다.

사실 이것도 역사 비판적으로 보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전 세계가 2020이라는 새롭게 시작되는 특별한 숫자 앞에서 무엇인가 새롭고 특별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하는 분위기입니다. 시간의 흐름 앞에서 새로워지기도 하고 안타까워지기도 하는 것은 우리네 인간이 만들어내는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마음이 문제입니다. 경자(庚子)년의 상징 동물인 쥐는 일면 더럽고 끔찍한(?) 동물이지만, 한편으로는 다산과 영민함의 상징이요, 민첩하고 깜찍한 동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녀석이 12간지 첫 자리를 차지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디에 어떻게 마음을 두고 사느냐가 한 해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오늘 하고 싶은 말은 늘 ‘오늘’을 살자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시간은 늘 현재형입니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있는 것이다”(루카 20,38)라는 말씀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수없이 후회하고 아팠던 모든 ‘어제’는 어디로 흘러갔습니까? 체험하지도, 만나지도 않은 모든 ‘내일’은 왜 이다지도 우리를 두렵고 걱정되게 하는 것입니까?

사실 복음은 ‘오늘’에 있고, ‘오늘’을 살아야 합니다. ‘오늘을 살라’는 이 종말론적 요구는 언제나 우리 앞에 있었습니다. 2019년에도 있었고, 2018년에 있었습니다. 2020년에도 역시 요구되는 화두입니다.

‘오늘’을 산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 모든 일을 사랑하며 최선을 다한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갖는 이 신념으로 말미암아 미래에 생길지도 모르는 어떤 보상도 또는 어떤 질책도 감수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쉽게 실망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또한, 절대로 비겁하지 말자는 다짐입니다. 오늘을 산다는 것은 과욕으로부터 진정 자유롭고 자신의 마음 앞에서 솔직하겠다는 결심입니다.

내게 주어진 모든 것 앞에서 진정 ‘나’다워지는 것을 찾고, 나 아닌 것을 걷어내겠다는 것입니다. 오를 산과 못 오를 산에 대해 정확하고 솔직하게 고백하겠다는 겸허한 마음입니다.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분명하게 ‘아니오’ 한다는 것입니다. 상식적인 것을 수용하고, 맞다면 트집 잡아 부정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건강한 자유인, 건전한 상식인으로 살겠다는 것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 많이 사용하는 표현이 다사다난(多事多難)입니다. 이는 어쩌면, 아니 새롭게 허락된 2020 한 해에도 반드시 사용될 단어입니다. 수많은 사건·사고와 장애물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고 버려진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 믿음은 바로 시작과 끝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며 따르는 것을 뜻합니다. 그분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길이요 진리이며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을 통해 우리는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를 받습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cpbc)은 올 한해도 더욱 용기를 내어 그분의 희망과 구원 메시지를 전파하겠습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이 제아무리 종교매체에 불리하게 작용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오늘’에 충실하겠습니다. 시청취자와 독자들의 기도와 응원에 힘을 내어 힘차게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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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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