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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칼럼] 코로나19와 공동의 집, 지구

하지원 레지나(주교회의 생태환경위 위원, (사)에코맘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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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을 맞이하며 꼭 참석해야 할 결혼식이 있었다. 축복하는 마음만으로 충분치 않고 마스크도 더불어 챙겨야 하는 결혼식이라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마스크를 구하려는 긴 줄이 늘어서고 대면 접촉을 줄이자는 캠페인까지 벌어지고 있는 요즘의 상황이 일생에 딱 한 번 지나가는 일이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이 발표한 ‘2020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는 전염병을 10대 리스크 중 하나로 선정하였다. 전 세계가 빠른 교통망으로 연결된 초연결의 시대가 열리면서 바이러스 전파에 가속이 붙고, 기후위기까지 맞물려 전염병의 위협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사스, 메르스, 그리고 지금의 코로나19처럼 언제, 어떤 식으로 새로운 전염병을 마주할지 모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들은 인수공통 전염이 특징인데 사람과 동물의 접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실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감염병 중 약 75는 동물과 인간이 모두 걸릴 수 있는 인수공통 감염병에 해당된다. 특히 야생동물의 체내에는 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병원체가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박쥐에게서 나와 중간숙주인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파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사스는 사향고양이, 메르스는 낙타를 숙주로 하여 인간에게 전파되었다고 알려졌다. 박용호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인간의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의 60가 동물에게서 온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과 동물의 접촉은 왜 많아지는 걸까?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산림파괴와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 등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야생동물이 인간의 공간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박쥐처럼 많은 바이러스를 가진 동물들이 살 곳을 잃으면 인간의 공간으로 올 수밖에 없고 거기서 다른 숙주 동물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보신 욕구 때문에 야생동물을 먹는 일, 더 많은 육식을 위한 공장식 축산방식으로 인한 조류인플루엔자 등의 위협, 유행하고 있는 동물카페나 실내에 마련된 어린이 동물원에서의 동물접촉 등이 늘고 있는 것도 돌아보아야 한다.

한편 과학자들은 새로운 바이러스의 발생이 기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는 의학기술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배출 속도를 늦추지 못한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바이러스의 공격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야생동물 10억 마리의 목숨을 앗아간 최근 호주의 산불이나 전 세계에 벌어지고 있는 기상이변 등 학자들이 경고해온 환경재해는 이미 현실이 되어 야생동물뿐 아니라 인간의 삶도 위협하고 있다.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구 위의 모든 생명체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기후위기는 세상의 모든 존재에게 영향을 미친다. 보다 편리한 삶을 위해 우리가 무심코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들, 에너지 사용, 산림 파괴, 지나친 육식 등은 결국 지구의 환경을 파괴해 부메랑처럼 우리에게 돌아온다. 나와 내 가족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을 위해 절제하는 작은 노력들을 미루지 말고 지금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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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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