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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간 존엄성, 해치지도 내려놓지도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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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습니다.”

최근에 한 정치인을 성폭력으로 고소한 피해자가 기자회견을 통해 세상에 내놓은 입장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 논리를 배제하고, 성폭력과 자살을 한 인간의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개별 사건으로 본다면 공통점이 있다. 두 사건은 몸에 대한 인격적 의미를 잃게 한 사건으로, 곧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상실하게 했다.

이 사건으로 한국 사회가 정치인의 죽음에 대한 애도와 피해자를 향한 연대가 엇갈리는 동안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성추문 지침서(「Vademecum」)를 발표했다. 17쪽 168항으로 구성된 지침서는 교회 내 성추문 관련 사건 발생 시 따라야 할 강령과 규정을 담았다. 지난해 5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발표한 자의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가 성추문으로 인한 ‘침묵의 폐해’를 지적했다면, 새 지침은 실제 사건 발생 시 취해야 할 교회의 의무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인간의 존엄성을 가르친다.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은 인간 생명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성폭력 피해자는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며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다”고 밝혔다.

권력형 성범죄의 예방과 해결, 법적 처벌 등 사회 구조적 장치는 중요하다. 그러나 한 인간이 타인의 존엄을 해치거나(성범죄) 또 자신의 존엄을 스스로 내려놓는 일(자살)이 없도록 교육하는 일은 더 중요하다. 생명의 최고 주권자는 바로 하느님이시며, 생명은 우리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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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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