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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평신도와 시노달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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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는 성령의 말씀을 경청하고 하느님 은총 속에 교감하는 자리로 함께하는 여정”이라고 강조했다. 각 교구장들도 ‘함께하는 시노드 정신’, ‘친교’, ‘희망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해’ 등 다양한 표현으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평신도로서 ‘시노드를 위한 기도’를 매일같이 올리면서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정성스레 기도하는 것일까 생각해봤다. ‘시노드가 뭐지?’ 하면서 가톨릭신문에 연재되는 ‘한국교회와 시노달리타스’ 기획을 통해 진행되는 과정을 알아봤다. 시노드 정신은 ‘대화, 경청, 식별’을 영적 원리로 하는데, 시노달리타스는 가톨릭교회의 모든 이가 함께하며 상호 경청하고 신앙 감각으로 식별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교회활동이라고 정리하고 있다.

이제 올해부터는 각 교구 본당에서 소공동체 활동으로 시노드 정신이 전개되어갈 것이다. 이미 시작된 지역도 있지만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실시하지 못하거나 아직은 구역모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다 체계적인 조직과 함께 구체적인 실행 방식에 대한 방안이 제시되리라 생각된다.

평신도로서는 본당 주임신부의 지침에 따라 운영을 해야 하겠지만 그러기에 앞서 평신도 각자가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기존의 소공동체와 유사하게 소그룹으로 나뉘어 대화를 하게 되는데, 개인의 신앙 체험을 경청하고 함께 묵상하고 기도를 하면서 공동체 체험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문제는 ‘경청’의 과정이다.

경청(傾聽)은 말 그대로 귀 기울여 듣는 것인데, 필자는 공경할 경청(敬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소모임에서 남이 하는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들으려 하지 않고 흘려서 듣는 경우가 많다. 시노달리타스는 교회 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며 의견을 듣고 경청하여 결정을 해야 하기에 듣는 훈련이 필요하다.

잘 듣기 위해서는 ‘비언어적 대화’가 중요하다. ‘SOFTEN’이라는 기법이 있다. S는 Smile, 미소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소를 짓는 것은 우호적 표현이다. O는 Open Posture, 열린 자세이며 F는 Forward Leaning으로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듣는 자세를 보여준다. T는 Touch로 악수하고 어깨를 쳐주는 것으로 용기를 내도록 격려하고 공감하며 박수치고 응원하는 자세다. E는 Eye Contact로 시선을 맞추는 것이다.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듣자는 것이다. N은 Nods로 고개를 끄덕여 주며 동감을 표해주는 것이다. 말 한마디를 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끌어내서 대화의 소재로 삼기 위한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대화의 방법이다. 대체로 나이가 들고 교회 활동이 많은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비폭력적 대화’(Non Violent Communication, NVC)를 알아야 할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탓하는 You-message가 아닌 I-message로 대화를 해야 한다.

I-message로 대화하기 위해서는 4단계 접근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는 추측이나 판단이 아닌 사실(Fact)을 바탕으로 말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내가 느끼는 감정과 느낌을 나누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신앙적 식별을 위한 바람직한 신앙인의 모습이다. 마지막은 요청이다. 바로 예수님께서 이런 경우에 어떠한 말씀을 하셨을까 하는 질문을 통해서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경청의 방법을 통해 소공동체 모임이 합리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자랑스러운 교회의 길을 이루도록 하는 시노달리타스 활동을 위해 경청(敬聽)이 필요하다.
조희철(스테파노·인천교구 송내1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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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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