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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위 순교 성인화 스토리 / 윤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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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 103위 순교 성인화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는 지난 2017년 2월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에 103위 순교 성인화 제작 추진을 요청했다. 그해 7월에 초상화 제작사업 승인을 받아 ‘103위 순교 성인화 제작 운영위원회’가 구성되었다. 그리고 전국 교구 가톨릭미술가회를 통해 참여 작가를 공모하여 성인화 제작 작가를 선정하였다.


이어서 ‘한국 103위 순교성인 초상화 제작자 워크숍’을 개최하여 복식 고증과 자세 그리고 손에 든 서적, 성물, 갓, 머리모양 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였다. 회의 결과, 새로 제작하는 성인화들은 모두 상반신에 20호 크기로 통일하였다.


그런데 2018년 2월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한 성인화 제작 사업이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2018년 12월에는 채색된 작품들을 검토하여 인준, 조건부 인준, 비인준으로 분류해 조건부 인준 작품은 수정을 거쳤고, 비인준된 12점의 작품은 다시 제작하기로 하였다.


결국 2019년 6월에 작가 63명이 참여하여, 1차로 68위 성인화를 완성하였고, 기존 성인화 중에서 다시 제작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한 9위를 포함하여 2020년 6월에 최종 77위 성인화를 완성하여 인준을 받아 3년 만에 천주교 표준성인화가 탄생했다.


나는 그 당시 운영위원으로 참여하여 작가당 1위를 제작하기로 했는데, 추가 성인이 늘어나 부득이 6인의 성인화를 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2020년 9월 4일에서 27일까지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전관에서 성인화전을 개최했다. ‘한국 103위 순교 성인화 특별전’의 가장 큰 의미는 103위 성인의 시성식이 거행된 지 36년이 지난 지금, 최초로 103위 성인 초상화 전체를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이었다. 이 가운데 문화예술위원회가 진행한 103위 순교 성인 초상화 제작사업을 통해 새로 제작한 초상화가 77점이었고, 기존에 제작된 26위의 초상화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성 정하상 바오로, 성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 조신철 가롤로 등과 파리 외방 전교회 소속 선교사 10명을 그린 작품들이었다.


103위 성인들을 박해 시기별로 나눠보면 기해박해 순교 성인이 70위, 병오박해 9위, 병인박해 24위이다. 성인 초상화의 가장 큰 특징은 머리 뒤에 후광이 그려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파리 외방 전교회 소속 10위의 성인들은 시복 시성 이전인 19세기 말에 사진을 바탕으로 그려진 초상화이기 때문에 후광이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제작한 성인화 6위는 성 이광렬 요한, 성 김임이 데레사, 성 권희 바르바라, 성 손소벽 막달레나, 성 유진길 아우구스티노와 그의 아들인 성 유대철 베드로이다. 이 성인화들은 비단에 그림을 그리는 육리문법과 배채법, 적선법을 사용한 견본채색 방식으로 전통초상기법에 충실하였다.


그동안 초상화 작업은 다양하게 연구해 왔지만 이번 성인화는 처음 접하면서 용모 추출의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고심 끝에, 순교하신 103위 성인들의 영적 교감을 얻기 위해 해당되는 성인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계속 기도했다. 그리고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신심 깊은 신앙인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신부님과 수녀님, 신자들의 모습에서 ‘신앙적 용모 우성인자’를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순교 성인의 성스러운 얼굴을 표현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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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윤여환 요한 사도(충남대 회화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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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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