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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기억하고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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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부활은 그 어느 부활보다 절실히 부활을 바랐던 시기였다. 파스카 성삼일, 예수님이 묻히시던 날, 그분과 함께 바다에 묻힌 사람들. 당시 희생자들이 많이 거주했던 안산, 수원교구를 출입하던 나는 그 현장에서 참담함과 슬픔을 목도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슬픔 속에서 합동분향소를 찾으며 ‘잊지 않겠노라’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겠노라’고 약속하고 다짐하는 모습을 취재했다. 그리고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슴에 단 노란 리본을 카메라에 담으며 그 마음을 되새기기도 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안산 합동분향소가 철거됐고, 진도 팽목성당도 문을 닫았다. 기억하던 공간이 하나 둘 사라졌다. 슬퍼하던 사람도, 화를 내던 사람도 있었지만, 그들도 하나 둘 사라졌다. 그렇게 변해 가는데 여전히 이 사회는 변하지 않고 비슷한 슬픔을 반복한다. 어쩐지 변하지 말아야 할 마음은 변하고, 변해야 할 세상은 변하지 않는 듯 같다.


그러던 중 10주기를 앞두고 보수공사를 한 임마누엘 경당을 찾았다. 희생자를 추모하고자 안산 합동분향소에 세워졌던 작은 목조 경당. 수원가톨릭대학교는 갈 곳 잃은 이 경당과 팽목항 십자가를 교정에 품었다. 나아가 그 경당을 더 오래 보존하고 기억하고자 비용을 들여 보수공사를 진행한 것이었다. 한민택(바오로) 신부는 “기억하고 기도할 누군가가 필요하다”며 경당 보수의 취지를 말했다.


기억하고 기도하는 경당이 새로 나는 모습, 그 부활에 적잖이 위로를 받았다. 기억하고 기도하는 이유는 그 슬픔이 반복되지 않는 세상으로 변하길 바라서, 부활하길 바라서다. 세월호 참사 후 10번째 부활. 다시 기억하고 기도한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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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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