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주교단이 9일부터 앗 리미나 즉 주교단의 교황좌 정기방문을 시작했다. 17일까지 이어지는 공식 일정을 통해 한국 주교단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지역교회의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게 된다. 특히 이번 앗 리미나는 다소 형식적으로 이뤄지던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 짧은 개별 면담이 아니라 그룹별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충분한 대화와 의견 교환을 나눌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앗 리미나를 통해 한국교회 주교단은 한국 사회 및 교회와 관련된 사목적 관심사들에 대한 교황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교황은 지난해 방한을 통해 보편교회 차원의 사목적 방향성과 특별히 한국 사회와 교회가 안고 있는 주요한 사목적 과제들에 대해 전달한 바 있다.

우리는 이번 앗 리미나가 지난해 교황 방한 당시 전해준 메시지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황 방한이 이뤄진지 반년이 넘었다. 하지만 과연 교황이 한국교회에 촉구한 메시지들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는지는 의문이다. 교황이 요청한 사목적 노력들이 짧은 시간 안에 완결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사목적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의 가시적인 조치들이 이어져야 했다는 것이다.

교황은 선교적 교회를 향한 사목적 쇄신을 요청하고 이를 스스로 실천해왔다. 교황이 한국교회에 요청한 바 역시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 그러한 쇄신과 개혁이다. 이번 한국 주교단 앗 리미나에서도 역시 그러한 한국교회의 사목적 노력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앗 리미나가 그러한 교황의 뜻을 더욱 깊이 새기고 실천하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