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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테마 - 비바 파파(Viva papa)] ‘프란치스코 효과’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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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시복식장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광화문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종교를 넘어 모두가 하나되어 교황님을 반깁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껏 화답하는 교황님 모습에 사람들의 함성은 거세집니다. 어린아이에게는 볼에 뽀뽀도 해줍니다. 우리 아기도 해줬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이윽고 세월호 유가족들 천막에 교황님이 타신 차가 멈춰 섰습니다. 교황님께서 단식 중인 유민 아빠에게 다가가 격려를 하십니다. 감격의 순간입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벌써 일 년이 지났습니다. 직접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안타까움에 한숨 쉬던 그때 방송과 인터넷 뉴스를 통한 소식으로 마음을 달랬습니다. 방한 100시간의 기록을 잘 정리해준 가톨릭신문을 읽으면서는 얼마나 가슴이 벅차 올랐던지요.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2년 전부터 지금까지 교황님은 한결같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곁에서 힘이 되어주고 계십니다. 그런 교황님을 한국 땅에서 뵐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감동이었는지 모릅니다. 비록 현장에 함께하진 못했지만 같은 하늘 아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됐습니다.

그때의 일이 마치 어제 일인 듯 감동의 여운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한국사회는 벌써 그 일을 잊어버린 듯합니다. 성당에 가보면 또 뉴스를 통해 볼 수 있는 세상은 너무나 각박합니다. 더 많이 가지려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들 같은 교우에게조차 자신만의 잣대로 비춰 평가하고 왕따 시키는 행동들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을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공격하는 폭력들 가난한 사람을 낮춰 보는 시선들 등등…. 교황님께서 남겨 주신 사랑과 화합의 메시지는 아직 이 땅에 뿌리내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교황님 앞에 환호했던 그분들이 돌아서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반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교황님께서 하신 말씀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 보여주신 그 따뜻한 미소와 손길들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들임을 우리는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그런 사랑과 화합이 제대로 정착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자기만 생각하고 남을 미워해서는 사랑과 화합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까요?

교황님께서 한국 사람들에게 바라는 삶은 아마도 ‘내 주변 사람에게 부터 잘 하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당장 내가 모르는 사람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은 힘들 수 있겠지요. 그러면 내 주변 사람부터 사랑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하려면 상대방을 이해해야 합니다. 내 잣대에 비춰 그 사람을 판단하기 보다는 타인의 입장에 서서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진정 ‘프란치스코 효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그런 삶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죽음을 선택하시면서까지 우리에게 강조하신 삶 아니겠습니까. 그리스도인에게 ‘프란치스코 효과’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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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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