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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용서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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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진 빵 한 개 보태지 않음에도
나누어 주시는 빵 기다리는 마음속에는
정녕 굶주리는 오천 명보다 제 것 하나가 더 소중했고,
진정 오천 명 군중 먹이시는 능력에 대한 기대보다는
제 것 내놓음 없이 주님 것 보태고픈 마음이 전부였음을…

군중 속 밟혀 죽을 각오로
주님 옷자락 잡음을 마지막 희망으로 삼은 하혈 여인의 손을
당신 지킨답시고 비장함으로 가로막음은
당신 관심 독차지하고픈 저의 이기적 마음이 전부였음을…

현장에서 잡힌 채
독기 어린 눈빛의 군중에 둘러싸여
수치와 공포에 질린 간음한 여인,
주님 말씀 한마디에
가장 큰 돌 소리 없이 내려놓고
맨 먼저 슬그머니 돌아서는 제 뒷모습을 봅니다.

오늘 당신 주신 하루를 살고
제대 위에 제물로 내놓을 거라곤
아무리 뒤져봐도
온전한 내어줌 없는 희생을 사랑이라 하고
충분한 감동 없는 눈물을 용서라 하며,
자신 있는 자리에선 드러냄을 용기라 자랑하고
자신 없는 자리에선 숙임을 겸손이라 포장하는
위선의 죄 보따리 하나밖에 없습니다.

이제야 조금 알겠습니다.

내어놓아야 했던 제 빵 한 개조차 당신 것임을…
제 보잘것없는 작은 사랑 한 조각조차도 당신 기적의 재료가 될 수 있음을…
살기 위해 옷자락을 움켜잡아야 했던 그 절박한 여인이,
혼자 남아 다시 살아남으로 용서받은 그 여인이 바로 나였음을…

주님!

당신 용서와 사랑을 얻기 위해
제 마음속 당신 담을 그릇을 더 키워야 하겠습니까?
아니면 그릇 속을 더 많이 비워야 합니까?

저는 주님의 것이고
오늘 기어이 당신 모습 닮아야겠습니다.

아멘


황희곤(요한세례자·대구 성김대건성당)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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