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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인권’을 얘기하면 ‘종북’이라구요? / 방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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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종교 신문에 세월호나 민중운동 기사를 자꾸 쓰십니까?”

얼마 전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만난 한 남성으로부터 다소 충격적인, 아니 언젠가는 듣게 될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던 질문을 받았다. 여러 가지 사례를 들며 설명했지만 그의 ‘뇌 구조’는 ‘인권문제 거론 = 현 정부 정책 비판 = 종북’이라는 틀에 단 한 치도 흐트러짐 없이 꽉 박혀 있는 듯했다. 결국 상호이해는커녕 서로 불신을 가득 안은 채 자리를 마치고 말았다.

이승만 정권이 ‘북진통일’을 외치던 시절, 평화를 강조하며 ‘평화통일’을 주창하던 정치 세력은 잡혀가 사형을 당하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정권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 시대에 가장 그들에게 유리한 ‘이데올로기’를 국민에게 주입시켰다. 현재의 ‘종북’ 논란도 이러한 역사적인 맥락에서 볼 때 정권이 가장 좋아할 이데올로기 중 하나다.

더욱 갑갑한 것은 이데올로기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정권의 모습이 아니라, 별다른 역사적 고민도 없이 그 이데올로기를 추종하거나 비판 없이 수용하는 의식 그 자체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그리스도인은 벽을 세우려고 하면 안된다’고 말씀하시고, 교회 내에서는 신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을 따르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교회 밖에서는 어떤가. 편견없는 사랑을 주장하며 인권을 외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돌을 던지고 있지는 않는가.

기자에게 또 누군가 말을 건넸다. “그런 기사를 안 쓰면 되지 무슨 고민이냐”고. 그렇다. ‘침묵하는 다수’에 동참하는 것이 마음 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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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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